요즘 코딩할 때 AI 도구 도움 받으시는 분 많죠? GitHub Copilot 쓰시거나, Cursor 에디터로 작업하시는 분들. 그런데 그 AI 도구를 만드는 회사가 그 AI 도구 자체로 또 더 좋은 AI 도구를 만든다면 어떨까요? 마치 자가복제 같은 느낌이죠. OpenAI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정확히 그렇더라고요.
얼마 전 Ars Technica와의 인터뷰에서 OpenAI 직원들이 밝힌 바로는, 회사의 AI 코딩 에이전트 ‘코덱스(Codex)’의 개발과 개선 작업의 ‘거의 대부분’을 코덱스 자신이 하고 있다고 해요. 제품 리더가 “거의 전적으로 스스로를 개선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말할 정도면, 진짜 수준이 다른 것 같아요. 코덱스는 기능 작성, 버그 수정, 코드 리뷰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코딩 에이전트인데, 이게 자기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는 데도 동원되고 있다는 거죠.
이름이 좀 익숙하시죠? 예전에 GitHub Copilot의 기반이 된 모델 이름도 코덱스였거든요. OpenAI는 그 ‘와우’했던 순간과 연결 지으려고 이름을 재사용했다고 해요. 지금의 코덱스는 커맨드라인이나 VS Code 확장 프로그램으로 쓸 수 있고, 사용자의 코드 저장소에 연결해 병렬로 여러 작업을 처리할 수 있어요.
솔직히 재미있는 건 경쟁 구도예요. 올해 2월 Anthropic에서 ‘클로드 코드’를 출시했는데, 현재 코덱스의 커맨드라인 버전이랑 꽤 비슷해 보인다고 하네요. OpenAI 측은 “재미있는 시장이에요,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니까”라고 말하면서도, 자사가 웹 버전을 먼저 만들고 있었다고 피했어요. 근데 중요한 건, GPT-5와 함께 커맨드라인 버전이 나오자 외부 개발자들의 사용량이 20배나 뛰었다는 점이에요. 역시 편의성은 킹왕짱이네요.
가장 놀라운 부분은 이 ‘재귀적 개발’의 수준이에요. 그냥 코드 생성만 하는 게 아니라, 코덱스가 자기 자신의 훈련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사용자 피드백을 보고 ‘다음에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 결정하는 실험까지 하고 있다고 해요. 직원들은 Linear 같은 프로젝트 관리 툴에 티켓을 생성해, 인간 동료에게 일을 할당하듯 코덱스에게 작업을 지시하기도 한다네요.
이런 식으로 도구가 더 나은 도구를 만드는 루프는 컴퓨팅 역사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어요. 1960년대엔 손으로 집적회로를 설계했지만, 그 칩으로 만든 컴퓨터가 결국 자동화된 설계 도구(EDA)를 탄생시켰죠. 지금의 코덱스는 그 역사의 정점에 서 있는 셈이에요.
제 생각엔 이게 단순한 기술 이야기를 넘어서는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동료’이자 ‘자기 개선 시스템’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는 느낌이에요. 우리가 주식 차트 분석에 AI를 쓰거나, 코인 정보를 수집하는 데 쓸 때와는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죠.
앞으로는 AI가 스스로의 한계를 인지하고, 그 한계를 뛰어넘는 방법을 스스로 설계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네요. 그때가 되면 ‘개발’의 정의 자체가 완전히 바뀌지 않을까요? 생각해보면 좀 멀미 나는 미래이지만, 동시에 무척 기대되는 일이에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모든 것이 훨씬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증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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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Ars Technica](https://arstechnica.com/ai/2025/12/how-openai-is-using-gpt-5-codex-to-improve-the-ai-tool-itse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