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Ars Technica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봤어요. OpenAI가 자사의 AI 코딩 도구 ‘코덱스(Codex)’를 이용해, 그 코덱스 자체를 개선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죠. 제품 리드인 알렉산더 엠비리코스의 말을 빌리자면, “코덱스의 대부분은 코덱스에 의해 구축됐다”고 합니다. AI가 AI 개발자를 만드는 시대가 정말 왔네요.
이게 왜 중요하냐면,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우리가 보는 ‘자율 실행’의 개념과 닮아있거든요. 스마트 컨트랙트가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사람의 손길 없이도 코드가 돌아가듯, 이제는 AI가 사용자 피드백을 모니터링하고, 자신의 학습 과정을 지켜보며, 심지어 ‘다음에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를 결정하는 실험까지 하고 있다고 하네요. OpenAI 직원들은 Linear 같은 프로젝트 관리 도구를 통해 코덱스에게 티켓을 제출하기도 한다고요. 마치 팀원 한 명에게 일을 맡기는 것처럼 말이죠.
솔직히 말하면, 이런 재귀적 루프는 컴퓨팅 역사에서 계속 반복되어 온 패턴이에요. 1960년대에는 엔지니어들이 벨룸지에 손으로 집적회로를 설계했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칩이 결국 회로 설계 자동화(EDA) 소프트웨어를 돌리는 컴퓨터의 기반이 되었죠. 도구가 더 나은 도구를 만드는 선순환이 계속 이어져 온 겁니다.
개인적으로 이 소식을 들으니, 디파이(DeFi) 프로토콜의 ‘커뮤니티 거버넌스’와 ‘자금조달 메커니즘’이 생각나네요. 초기에는 핵심 개발팀이 모든 것을 만들지만, 점점 프로토콜 자체가 생성하는 수수료로 더 많은 개발자를 고용하거나, 커뮤니티 제안에 따라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하는 모습이죠. AI 에이전트의 자기개선 사이클도 비슷한 진화의 길을 걸을 것 같아요.
물론 리스크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AI가 스스로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편향이 증폭되거나, 통제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진화할 수도 있죠. 이는 스마트 컨트랙트에 취약점이 발견되었을 때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블록체인 개발자의 고민과 궤를 같이 합니다. ‘자율성’과 ‘통제 가능성’ 사이의 줄다리기는 앞으로 모든 기술 분야의 핵심 과제가 될 거예요.
결국 이 소식은 단순한 코딩 도구의 업데이트를 넘어, ‘생성’의 주체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해요. 암호화폐가 금융의 중개자를 재정의했다면, AI 코딩 에이전트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개선’의 과정 자체를 재정의하고 있는 중이죠. 앞으로 몇 년 안에, 가장 혁신적인 블록체인 프로토콜이나 dApp의 핵심 코드 일부는 이렇게 스스로를 개선하는 AI의 손길에서 탄생할지도 모르겠네요. 정말 기대되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신중하게 지켜봐야 할 흐름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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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Ars Technica](https://arstechnica.com/ai/2025/12/how-openai-is-using-gpt-5-codex-to-improve-the-ai-tool-itse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