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스마트TV가 보고 있는 걸 훔쳐보고 있다고? 텍사스가 5대 제조사 고소한 이유

요즘 저녁 시간이나 주말에 넷플릭스나 유튜브 틀어놓고 쉬시는 분들 많으시죠? 저도 완전 그렇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틀어놓은 TV가, 사실은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 수 있다는 생각 해보셨나요?

텍사스 법무장관이 어제 정말 파격적인 소송을 냈어요. 삼성, LG, 소니, 하이센스, TCL 이렇게 5개 거대 TV 제조사를 상대로 말이죠. 고소 이유는 ‘소비자의 동의 없이 사용자를 감시한다’는 거예요. 마치 우리 집 거실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한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나요?

이 모든 일의 중심에는 ‘ACR’이라는 기술이 있어요. ‘자동 콘텐츠 인식’ 기술인데, 설명을 들으니 정말 놀랍네요. 이 기술이 TV에 내장되어 있으면, 0.5초마다(!) TV 화면의 스크린샷을 찍는다고 해요. 우리가 어떤 드라마를 보는지, 어떤 유튜버 영상을 보는지, 게임을 하는지, 심지어 뱅킹 앱을 켜는지까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 뒤, 그 데이터를 회사로 전송한다는 거죠.

가장 큰 문제는, 이 모든 과정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또는 복잡한 약관에 가려져 동의를 받은 것처럼 진행된다는 점이에요. TV 처음 켜고 설정할 때 ‘개인화된 서비스 제공’이라는 멋진 말로 포장되어 우리가 ‘예’를 누르게 만들지만, 그 뒤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다고 해요. 결국 이 데이터는 광고 타겟팅에 팔려 나가서, 제조사들의 수익으로 이어진다는 거죠. 우리의 사생활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상품이 되어버리는 거예요.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개인화된 추천이나 맞춤 광고가 나쁘다고만 생각하진 않아요. 넷플릭스가 제가 좋아할 만한 영화를 추천해주면 편리하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선’을 넘는 거죠. 텍사스 측 주장처럼, 광고 수익을 늘리기 위한 ‘과도한’ 데이터 수욕이 문제라는 거예요. TV를 산다는 게, 내가 거실에서 무엇을 하는지까지 모두 공개하겠다는 동의서에 서명하는 건 아니잖아요?

게다가 하이센스와 TCL은 중국 기업이라는 점도 이슈가 되고 있어요. 텍사스 측은 중국의 국가안보법 때문에 미국 소비자 데이터가 중국 정부에 넘어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어요. 데이터 프라이버시 문제가 단순한 상업 문제를 넘어 국가 안보 차원으로 확대되고 있는 느낌이에요.

이 소식 읽고 나서, 저는 약간 불안해졌어요.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편리함’의 뒤편에 무엇이 숨어있는지 한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디지털 시대에 완전한 프라이버시란 어쩌면 존재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최소한 우리가 무엇에 동의하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다음에 TV를 켤 때, 혹은 새로운 기기를 설정할 때, 그 작은 ‘동의’ 버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잠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우리의 일상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의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되지 않도록 말이죠.

원문: [Ars Technica](https://arstechnica.com/tech-policy/2025/12/texas-sues-biggest-tv-makers-alleging-smart-tvs-spy-on-users-without-cons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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