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의 AI 연구 성과가 학계의 엄정한 심사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더존비즈온의 AI연구소가 개발한 세법 특화 AI 에이전트 기술이 한국AI서비스학회 창립 기념 학술대회에서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입니다. 이 학회는 이름 그대로 AI 기술이 실제 서비스와 산업 현장에 어떻게 적용될지에 초점을 맞춘 만큼, 단순한 이론이 아닌 실용성을 겸비한 연구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역사적으로 AI 연구는 종종 학계와 산업계의 간극에서 논의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수상은 국내 기업 연구소의 기술력이 순수 학문적 기준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사례입니다. 특히 ‘세법 지식 그래프 탐색을 위한 노드 중심 광범위 탐색 에이전트(NOVA)’라는 논문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기술은 법률이라는 고도로 전문적이고 복잡한 영역을 AI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체계화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NOVA의 핵심은 방대한 세법 조문, 예규, 판례를 상호 연결된 네트워크, 즉 ‘지식 그래프’로 구조화하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복잡한 지하철 노선도를 그려놓고, 최적의 경로를 찾는 것과 유사합니다. 사용자의 질문에 대해 AI는 이 그래프를 탐색하며 가장 정확하고 포괄적인 법령 근거를 선별해냅니다. 단순히 키워드를 매칭하는 수준을 넘어, 법률 간의 논리적 관계를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접근법입니다.
이 기술의 성능은 객관적인 수치로 입증되었습니다. 세무사 자격시험 기출문제로 구성된 테스트에서 NOVA는 86.2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획득했는데, 이는 동일 테스트에서 주요 상용 AI 모델들의 평균 점수를 약 4배나 앞선 수준입니다. 비교하자면, 한 과목에서 만점에 가까운 성적을 받은 학생과 평균 점수만 받은 학생들 사이의 격차라 할 수 있습니다.
더욱 실질적인 평가는 현장 데이터에서 나왔습니다. 국세청 홈택스의 실제 상담 사례 100건을 분석한 결과, NOVA는 기존 기술 대비 2.6배 높은 정답 법령 탐색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이 기술이 시험장을 벗어나 실제 세무 상담과 같은 복잡한 실무 환경에서도 유용하게 적용될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검증이 AI 기술의 성숙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치가 된다고 평가합니다.
지용구 더존AI연구소 부사장은 이번 수상의 의미를 “국내 AI 서비스 산업을 이끌어갈 학회의 첫걸음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며 강조했습니다. 또한, 이 기술이 세무 영역을 넘어 공인회계사, 노무사 등 다양한 전문 서비스 분야로 확장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이번 소식은 생성형 AI의 열기 속에서도 ‘도메인 특화형 AI’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되는 계기가 됩니다. 범용 모델의 한계를 전문 지식 그래프와 결합하여 특정 분야의 문제를 해결하는 접근법은 금융, 법률, 의료 등 고신뢰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주목받을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AI의 진정한 산업적 가치는 이런 깊이 있는 영역에서의 적용을 통해 실현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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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전자신문](https://www.etnews.com/20251212000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