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비전 프로 새 모델을 2주 정도 써봤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좀 애매하네요.
처음 비전 프로를 샀을 때는 정말 신났거든요. 비행기에서 영화 보고, 집 안에서 창문 마구 배치해가며 작업하고, 뭔가 미래에 사는 기분이었는데… 몇 달 지나니 점점 사용 빈도가 줄더라고요.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와 이거 진짜 멋지다’에서 ‘아, 그런데 이걸 매일 쓸 일이 있나?’로 생각이 바뀌었어요. 주변에 비전 프로 산 지인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새로운 모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헤드밴드 디자인이에요. 무게 분산이 더 잘되어서 이전보다 편해졌다고 하는데, 전 원래 불편함을 못 느껴서 크게 체감은 안 됐어요. 하지만 이전 모델이 이마를 너무 눌러서 견디기 힘들었다는 분들에겐 좋은 소식이겠죠.
성능은 M5 칩이 들어가서 그래픽 처리나 머신러닝 작업이 훨씬 빨라졌대요. 그런데… 저는 별로 체감이 안 됐어요. 앱 실행이 좀 더 빨라진 건 맞는데, ‘와 이 변화 때문에 무조건 사야겠다!’ 이런 느낌은 아니에요.
게임할 때는 차이를 느낄 수 있다고 하던데, 문제는 비전 프로용 게임이 별로 없다는 거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문제처럼, 사용자가 많아야 개발자들이 콘텐츠를 만들 텐데, 콘텐츠가 없으니 사용자들이 안 사고…
가격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어요. 신형 비전 프로 가격이 서울에 작은 아파트 한 채 값이나 한다고 하던데, 이 돈 주고 살 만큼 매력적인 기기는 아닌 것 같아요.
제일 걱정되는 건 애플이 이제 스마트 글라스 개발에 더 집중할 거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는 점이에요. 비전 프로 팬으로서 좀 서운하네요. 아직 가능성 많은 기기인데, 제대로 키워보기도 전에 다른 데로 눈을 돌리는 느낌이에요.
결론은… 새 모델이 나왔지만 ‘꼭 업그레이드해야 할 이유’는 별로 없어요. 이미 비전 프로를 가지고 있고 자주 쓰시는 분이라면 새 헤드밴드만 따로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처음 구매하시려는 분들은 한번 더 고민해보시길 추천해요.
애플이 정말 이 제품에 대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아요. 하드웨어만 업데이트하는 걸로는 부족하고, 진짜로 사람들이 매일 사용하고 싶어할 에코시스템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그게 가능할지 지켜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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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Ars Technica](https://arstechnica.com/gadgets/2025/11/where-apples-vision-pro-stands-today-post-m5-refre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