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투자 얘기할 때 ‘언제 팔 건데?’라는 질문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안 팔고 계속 가져갈게’라는 투자자들이 등장하고 있네요.
최근 이탈리아의 Bending Spoons라는 회사가 AOL을 인수하고 2억 7천만 달러(약 3,600억 원)를 조달하면서 기업 가치가 11조 원으로 4배나 뛰었거든요. 이 회사의 비결은 바로 ‘벤처 좀비’ 기업들을 인수해서 수익을 내는 거예요.
벤처 좀비라고 하면 좀 무서운데, 사실은 실적이 정체된 스타트업을 말합니다. 벤처 캐피털의 관심에서 멀어졌지만 여전히 꾸준한 수익은 내는 회사들이에요. 에버노트, 미트업, 비메오 같은 우리가 잘 아는 서비스들도 사실 이런 식으로 인수되어 다시 살아나고 있답니다.
Curious라는 회사의 CEO인 앤드류 듀몬트는 이 현상을 ‘벤처 파워 법칙의 결과’라고 설명해요. 벤처 투자에서는 80%의 회사가 실패하는데, 그중에서도 유니콘은 아니지만 여전히 좋은 사업 모델을 가진 회사들이 많다는 거죠.
진짜 재미있는 건 이들의 전략이에요. 싸게 사서 바로 수익을 내고, 그 수익으로 또 다른 스타트업을 사는 방식이에요. 마치 슈퍼마켓에서 할인 상품을 사서 필요한 것만 골라 쓰는 느낌이네요.
예를 들어 UserVoice라는 17년 된 스타트업을 인수했는데, 이 회사는 벤처 투자금 90만 달러를 받았지만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있던 상태였어요. 듀몬트는 이런 회사들을 건강한 SaaS 스타트업의 4분의 1 가격에 살 수 있다고 해요.
근데 진짜 신기한 건 이 회사들이 인수 후 거의 바로 20-30%의 수익률을 낸다는 거예요. 10억 원 매출 회사라면 3억 원의 이익이 나온다는 뜻이죠. 어떻게 가능할까요?
비결은 ‘중앙 집중화’에 있어요. 영업, 마케팅, 관리 업무를 모두 통합해서 효율을 높이는 거예요. 여러 회사를 따로 운영할 때보다 훨씬 효율적이겠죠?
솔직히 궁금했어요. 왜 원래 벤처 캐피털들은 이런 회사들을 수익 내도록 관리하지 않을까? 듀몬트의 답변은 명쾌했어요. “벤처 투자자들은 수익보다 성장만 신경 쓰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큰 규모의 투자 수익을 내려면 무조건 성장이 필요하니까요.
이제 이런 ‘홀드 포에버’ 투자자들은 앞으로 5년 동안 50-75개의 스타트업을 더 인수할 계획이라고 해요. 연간 10-50억 원 정도의 매출을 내는 중소 규모 스타트업들을 주로 찾고 있답니다.
여러분도 느끼시나요? 투자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무조건적인 성장보다는 안정적인 수익, 단기적인 매각보다는 장기적인 보유가 새로운 투자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네요.
다음에 스타트업 얘기 나올 때 ‘언제 팔아야 할까?’ 대신 ‘얼마나 오래 보유할 수 있을까?’를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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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TechCrunch](https://techcrunch.com/2025/11/25/why-hold-forever-investors-are-snapping-up-venture-capital-zomb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