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이 6만 5천 건을 상회하며 시장의 하방 압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매물 증가가 단순한 공급 증가가 아닌 정책적 규제에 따른 현상이라고 지적합니다.
도시와경제 송승현 대표에 따르면, 지난 1월 23일 이후 약 한 달 만인 2월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5만 6219호에서 6만 5416호로 약 16.3% 증가했습니다. 이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발표와 실거주 의무 강화 등 정책이 맞물리며 발생한 ‘재고 축적’ 현상으로 해석됩니다.
현재 시장의 매물 대부분은 보유세 부담으로 인한 투매가 아닌, 일정 수준의 자본 이득을 요구하는 ‘배짱 매물’로 분석됩니다. 매도인은 높은 양도세를 고려해 호가를 낮출 유인이 크지 않습니다. 반면 수요 측에서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강력한 대출 규제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매매 시장이 교착 상태에 빠진 사이, 임대차 시장에서는 주거 위기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매매 매물이 증가하는 동안 전월세 물량은 오히려 급감하고 있습니다. 성동구(0.80%), 노원구(0.64%), 서초구(1.20%) 등 서울 주요 지역의 전세 가격 상승은 이러한 흐름의 결과입니다.
임대차법 도입과 실거주 의무 강화는 민간 임대차 공급을 축소시켰습니다. 이로 인한 전세 물량 부족은 전세가 상승을 유발하고, 이는 월세 전환 가속화와 월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습니다. 매매 시장에서 이탈한 수요가 임대차 시장으로 유입되며 임대료 상승 압력은 더욱 강해지고 있습니다.
전세가 상승은 전세가율(전세가 대비 매매가 비율)을 높여 매매 가격의 하방 지지선을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정책 규제가 매매 수요를 억제했으나, 오히려 임대차 시장 과열을 통해 매매가 하락을 막는 구조가 완성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결론적으로 6만 5천 건의 매매 매물은 시장 하락의 신호라기보다 규제로 인한 교착 상태를 의미합니다. 반면 2만 건 아래로 급감한 전세 매물은 주거 비용 상승이라는 실질적 위기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대출 규제와 실거주 의무화가 지속되는 한 소유와 임대의 양극화는 심화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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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데일리 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