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XRP 보유하신 분들, 막 답답하시죠? 분명 ETF라는 꿀같은 호재가 나왔는데, 가격은 2달러는 커녕 1달러대 후반에서 맴도는 느낌이잖아요. 저도 처음엔 “에이, 뭐지? 호재가 왜 이렇게 약하게 반응하지?” 싶었는데, 최근 나온 분석들을 보니 단순 호재/악재 문제가 아니라 시장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는 ‘과도기’라는 설명이 더 설득력 있더라고요.
핵심은 ‘유동성 이동’이에요. 쉽게 말하면, XRP가 거래되는 ‘장소’와 ‘형태’가 바뀌고 있다는 거죠. 현물 ETF에 돈이 들어오면, 운용사는 그 돈으로 실제 XRP를 사서 안전한 곳에 보관해야 해요. 문제는, 이렇게 사간 XRP가 거래소 호가창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거래 가능한 물량’에서 사라진다는 점이에요.
마치 인기 있는 한정판 굿즈를 생각해보세요. 시중에 돌아다니는 물량이 갑자기 절반으로 줄었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럼 조금만 사려고 해도 가격이 금방 뛰고, 조금만 팔려고 해도 가격이 쉽게 떨어지겠죠? 지금 XRP 시장도 비슷한 상황일 수 있어요. ETF가 물량을 빼가면서 거래소에 남은 물량이 줄어들어, 가격이 단기적으로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조건이 만들어진 거예요. 그래서 별다른 나쁜 소식 없어도 지지선이 쉽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는 거고요.
근데 진짜 신기한 게, 이게 꼭 나쁜 일만은 아니라는 점이에요. ETF가 물량을 빼가는 행위 자체는 ‘장기적인 수요’로 볼 수 있거든요. 다만 그 효과가 단기 가격에 바로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거래소 유동성이 얇아져 변동성이 커져 보일 수 있는 ‘시간차’가 생기는 거예요.
또 하나 고려할 점은 아비트라지, 즉 가격 차익 거래에요. 성숙한 ETF 시장에서는 ETF 가격과 거래소 가격이 너무 벌어지면 전문 투자자들이 개입해서 가격을 맞춰주며 유동성을 공급해요. 하지만 XRP ETF는 아직 초기 단계라 이 연결고리가 약할 수 있어요. 그래서 ETF에 수요가 생겨도 그게 거래소 가격 안정으로 바로 연결되지 않는 ‘정체기’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에요.
결국 지금의 XRP 시장은 호재가 사라진 게 아니라, 거래의 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중간 단계에 있는 거죠. 물량이 이동하고, 유동성이 재편되면서 당분간은 가격이 불안정해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ETF 시장이 커지고 시스템이 정교해질수록, 장기적으로는 더 안정적인 가격 형성 구조로 발전할 수도 있는 기회일지 몰라요.
솔직히, 단기 등락만 보고 “XRP 끝이야” 혹은 “곧 폭등이야”라고 결론 내리기엔 시장이 더 복잡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중요한 건 ‘수요가 없어서’가 아니라 ‘수요의 형태와 물량의 흐름이 바뀌고 있어서’라는 관점으로 바라보는 게 아닐까 싶네요. 우리가 익숙했던 거래소 중심의 시장 논리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새로운 흐름이 시작된 걸지도 모르죠. 조금 더 넓은 시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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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본미디어](https://www.bonmedia.kr/news/articleView.html?idxno=57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