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과 여러 독자님들 앞에서 고백하겠습니다. 전 로그라이크 게임에 중독됐어요. 정말 그만둘 수가 없네요. 스팀에 새로운 로그라이크가 뜬다는 소식만 들리면 바로 클릭하게 되거든요. 누군가는 이 게임들을 난해하고 반복적이며 미칠 듯이 어렵다고 할지 몰라도, 저에게는 완벽한 낙원이에요.
게임의 두 번째로 좋은 점은, 약캐를 100시간 동안 키워서 파괴의 신으로 만드는 과정이라면, 첫 번째로 좋은 점은 그 과정을 1시간 안에 반복해서 즐길 수 있다는 거죠. 전투 하나 깨고, 업그레이드 하나 얻고. 새로운 지역에 들어가면 아이템도 선택하고. 조합을 맞춰서 시너지가 터지는 순간을 보는 맛이 진짜 쏠쏠해요.
죽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지만, 그 사이에 ‘홈베이스’에서 다음 플레이를 도와줄 영구적인 요소를 잠금 해제할 수 있어요. (사람들마다 로그라이크와 ‘로그라이트’를 구분하기도 하는데, 후자는 이런 영구 업그레이드가 포함되죠. 편의상 저는 그냥 로그라이크라고 통칭할게요.)
2025년은 많은 일들에겐 힘든 한 해였을지 몰라도, 로그라이크 게임계에 한정하면 정말 ‘호황’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중독된, 올해 정식 출시(1.0)된 게임들 중 세 가지를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1. 헤이디스 2 (Hades II): 역대급 퀄리티의 명작 계보**
어디서 시작할까요? 올해 수많은 게임들이 쏟아졌지만, ‘헤이디스 2’는 단연 돋보이네요. 전작이 2020년 최고의 게임으로 뽑힌 걸 생각하면, 2편은 제 2025년 표를 확실히 받아갑니다.
이번에는 전작 주인공 자그레우스의 여동생이자 하데스의 딸, 멜리노에로 플레이하게 되는데, 시간의 티탄 크로노스로부터 하데스의 집을 되찾으려는 이야기예요. 올림포스 신들이 돌아와 축복(공격과 방어 기술 업그레이드)을 내려주는 시스템은 그대로지만, 콘텐츠와 메커니즘이 어마어마하게 확장됐어요.
두 가지 경로를 전투하며 조금씩 풀려나는 스토리(대화량이 정말 어마어마해요), 그리고 수많은 잠금 해제 요소와 엔드게임 콘텐츠까지. 이 가격(30달러)에 이 퀄리티는 정말 미친 거라고 생각해요. 로그라이크를 좋아한다면 이미 하고 계시겠지만, 제가 조금 더 나아가서 말씀드릴게요. 게임을 좋아하시기만 한다면 무조건 해보세요. 그만큼 좋습니다.
**2. 볼 엑스 핏 (Ball x Pit): 고전 게임의 완벽한 로그라이크화**
새 게임을 켜자마자 “아, 이거 때문에 내 생활이 망가지겠구나” 싶은 생각 한 번 해보셨나요? 저는 이 게임을 하면서 그랬어요.
최근 몇 년간 팡야(핀볼) 스타일의 로그라이크가 몇 개 나왔는데, 이번엔 또 다른 고전 볼 게임, ‘브레이크아웃(벽돌깨기)’을 로그라이크로 재해석한 작품이에요. 설명은 간단하지만, 실제로 해보면 정말 독특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희귀한 게임이네요.
여러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해 전장에 들어가면, 화면 상단의 적들에게 공을 던지게 되고, 적들은 서서히 내려오며 공격을 해요. 레벨업을 하면 ‘특수 공’을 선택할 수 있는데, 불이나 독을 입히는 효과부터, 터지면 더 많은 공으로 분열하는 효과까지 다양해요. 게임이 진행되면 이 효과들을 ‘퓨전’시켜 합칠 수도 있고, 두 개의 공을 ‘진화’시켜 완전히 새로운 공을 만들 수도 있어요. 이게 모자라다면, 진화된 공끼리 또 합쳐서 더욱 정신없는 조합을 만들 수도 있죠.
순간순간의 게임플레이는 환상적이고, 캐릭터와 업그레이드마다 성공하려면 다른 전략을 요구해요. 게임을 ‘클리어’할 수는 있지만, 런 사이의 메타 진행 요소 덕분에 결국 신과도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게 매력 포인트예요.
**3. 캐슬 오브 더 로그 (Castle of the Rog): 덱빌딩에 타워 디펜스를 더하다**
‘슬레이 더 스파이어’ 같은 덱빌딩 로그라이크를 좋아하신다면, 이 게임은 거기에 타워 디펜스(TD)를 섞은 독특한 조합을 선사해요. 마치 주식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듯 카드 덱을 짜고, 그 덱으로 타워를 소환해 적의 웨이브를 막는 방식이에요.
덱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타워의 성능이 달라지고, 그 타워들을 전장 어디에, 어떤 순서로 배치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로 달라져요. 카드 한 장의 선택이 전체 전략의 방향성을 바꿔버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마치 변동성이 큰 코인에 투자할 때의 그 전략적 고민과 비슷한 묘한 쾌감이 있더라고요. 단순한 액션이 아니라 머리를 굴리며 ‘조합’을 찾는 재미가 굉장히 크네요.
**결국, 로그라이크의 매력은 ‘반복되는 성장’에 있는 것 같아요.**
이 게임들을 하다 보면 생각이 드는 게, 로그라이크의 핵심은 ‘죽어도 전보다 조금 더 나은 상태로 다시 시작한다’는 데 있는 것 같아요. 실패(죽음) 자체가 다음 성공을 위한 자원이 되는 구조죠.
이게 왜 이렇게 중독적인지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우리가 주식이나 코인 투자에서 ‘한 번의 손실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경험을 통해 다음 투자 전략을 수정해나간다’는 점과 유사하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게임이 훨씬 안전하고 통제 가능한 환경이지만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게 만드는, 그 ‘일정한 규칙 안에서의 무한한 가능성’이 로그라이크 게임의 진짜 마법인 것 같네요.
여러분은 어떤가요? 반복적인 도전 속에서 발견하는 작은 성취감, 혹시 일상의 다른 곳에서도 느껴보신 적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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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Ars Technica](https://arstechnica.com/gaming/2025/12/please-send-help-i-cant-stop-playing-these-roguelik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