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고금리’ 파고…박종훈 “리스크를 ‘기회’로 바꿀 복합전략 필요”
도입
한국 경제가 ‘저성장’과 ‘고금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쫓는 어려운 국면에 놓여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6회 연속 동결하며 3.5%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는 여전히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편, 성장률은 2%대 초반에 머물며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박종훈 전 금융위원장은 최근 기고를 통해 “현재의 리스크를 미래의 기회로 바꾸기 위한 복합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의 발언은 단순한 위기 대응을 넘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라는 촉구로 읽힌다. 이 칼럼에서는 ‘저성장·고금리’ 시대의 도전과제를 진단하고, 박 전 위원장이 제시한 복합전략의 방향을 경제·금융·산업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본론
1. 저성장과 고금리의 이중고: 경제 리스크의 심화
저성장과 고금리는 상호 연관되어 한국 경제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 먼저, 저성장은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켜 경제 활력을 떨어뜨린다. 한국은행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경제성장률은 2%대 초반으로 예상되며, 이는 코로나19 이전 수준보다 낮은 것이다. 성장 둔화는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고용과 임금 상승을 제한하고, 결과적으로 가계 소득을 위협한다. 한편, 고금리는 이러한 문제를 악화시킨다. 한국은행이 2022년부터 금리를 인상해 3.5%로 유지하면서, 가계부채 상환 부담이 급증했다. 금융감독원의 보고서에 의하면, 가계부채 규모는 2023년 말 기준 1,800조 원을 넘어섰으며, 이 중 주택담보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고금리는 또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위험을 키우고 있다. 이찬진 신임 금감원장이 “부동산 PF 정상화와 가계부채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것처럼, 이 분야는 금융 시스템의 취약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결국, 저성장과 고금리는 가계와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훼손하며,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2. 복합전략의 핵심: 금융정책과 산업구조의 조화
박종훈 전 위원장이 강조하는 복합전략은 금융정책과 산업구조 조정을 통합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의미한다. 첫째, 금융정책 측면에서는 ‘생산적 금융’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가 은행에 생산적 금융을 당부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줄이고 기업대출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고금리 환경에서 가계부채 리스크를 완화하면서도, 성장 동력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이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과 혁신 기업에 대한 대출을 확대해 R&D와 설비 투자를 촉진하면, 장기적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둘째, 산업구조 측면에서는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 엔진이 필요하다. 박 전 위원장은 전통적 제조업뿐만 아니라 디지털 경제, 녹색 산업, 바이오 등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정부의 재정 지원과 규제 완화가 병행되어야 하며, 금융권은 이러한 분야에 대한 위험을 관리하면서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복합전략은 단순히 금리를 낮추거나 재정을 확대하는 단일 조치가 아니라, 금융 시스템의 효율성과 산업의 경쟁력을 동시에 높이는 포괄적 접근을 요구한다.
3. 글로벌 변수와 대응: 환율과 무역 리스크 관리
한국 경제는 국내 요인뿐만 아니라 글로벌 변수에도 취약하다. 최근 ‘이상한 환율흐름’으로 불리는 원화 가치의 변동성은 수출기업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제홍의 칼럼에 따르면, 환율 안정을 위해 한국은행과 정부의 협력이 필요하며, 외환 보유고 관리와 시장 개입 전략이 중요하다. 또한, 미국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기한 관세 인상 위협은 세계 경제에 ‘150일의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한국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에서 큰 리스크로, 무역 분쟁에 대비한 다각화 전략이 요구된다. 박종훈 전 위원장의 복합전략은 이러한 글로벌 리스크를 내부적으로 흡수하고, 기회로 전환하는 방안을 포함해야 한다. 예를 들어, 환율 변동성을 헤지하기 위한 금융 상품 개발이나, 신흥 시장으로의 수출 다변화를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기술 혁신과 해외 투자를 장려하는 조치가 병행되어야 한다. 결국, 복합전략은 국내 경제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글로벌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
4. 가계부채 문제: 규모보다 흐름에 주목
복합전략에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은 가계부채 문제다. 이윤수의 칼럼은 “늘어나는 가계빚, 규모보다 흐름이 문제다”라고 지적하며, 부채 증가 속도와 구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고금리로 인해 가계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서, 소비 위축과 금융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다. 박종훈 전 위원장의 접근법은 단순히 부채 규모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부채의 질을 개선하고 상환 능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예를 들어, 고금리 환경에서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거나, 저소득층에 대한 재정 지원을 통해 부채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또한, 금융 교육을 강화해 가계의 재무 관리 역량을 높이는 것도 장기적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복합전략은 가계부채를 경제 성장의 장애물로 보지 않고, 금융 포용과 소득 증대를 통해 극복할 수 있는 과제로 재정의해야 한다.
결론
‘저성장·고금리’ 시대는 한국 경제에 심각한 도전이지만, 동시에 구조 개혁과 혁신을 촉진할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박종훈 전 금융위원장이 제안한 복합전략은 금융정책, 산업구조 조정, 글로벌 리스크 관리, 가계부채 해결을 아우르는 종합적 접근을 의미한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정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긴밀히 협력해 정책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고금리로 인한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는 조치가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산적 투자를 확대하고 미래 산업을 육성해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또한, 글로벌 변수에 대응해 환율 안정과 무역 다변화를 추진하면서, 가계부채 문제를 흐름 중심으로 관리해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 결국, 리스크를 기회로 바꾸는 복합전략은 한국 경제가 현재의 파고를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 궤도에 오르는 데 필수적이다. 이는 정책 입안자와 금융 당국뿐만 아니라 모든 경제 주체의 참여와 노력을 요구하는 과제로,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