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방 도시들도 젊은 인재를 붙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자주 보이죠. 경기 이천시가 최근 오픈한 ‘청년창업지원센터’ 소식을 보면서, 제가 일하는 블록체인 스타트업 생태계와 비교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천은 이미 반도체와 드론 클러스터로 유명한데, 이제 그 위에 ‘창업’이라는 레이어를 더하겠다는 거죠.
사실 창업 인프라라는 게 단순히 사무실 공간을 제공하는 것만이 아니거든요. 중요한 건 그 안에 채워지는 네트워크와 지원 프로그램이죠. 이천의 센터도 대학 산학협력단이 운영해 교육, 멘토링, 투자 연계까지 통합 패키지를 준다니, 꽤 본격적인데요. 이건 마치 새로운 메인넷을 론칭했을 때, 개발자들에게 SDK와 깃헙 레포지토리, 그랜트 프로그램까지 한꺼번에 제공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네요. 초기 생태계 구축에 정말 중요한 부분이죠.
특히 반도체, AI, 드론 같은 미래산업과 연계한 기술창업을 강조하는 점이 눈에 띕니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건, 여기에 블록체인이 어떻게 융합될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에요. 예를 들어, 드론 물류 네트워크의 데이터 무결성을 블록체인으로 검증하거나, 반도체 공정의 원료 조달 이력을 온체인에 기록하는 식의 ‘융합형 창업’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네요. 디파이(DeFi) 프로토콜이 기존 금융 인프라 위에 새 층을 쌓듯이 말이죠.
물론, 모든 지원 정책이 그렇듯 실효성이 가장 중요하겠죠. 암호화폐 업계에서도 수많은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이 있지만, 정말로 팀의 Product-Market Fit(제품-시장 궁합)을 찾고 투자까지 연결해주는 곳은 생각보다 많지 않거든요. 이천시가 강조하는 ‘사업화 지원’과 ‘투자 연계’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질지가 성패를 가를 핵심 포인트일 거예요.
김경희 시장의 “청년이 도전하고 머물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이천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라는 말이 공감 가네요. 웹3 생태계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단기적인 토큰 가격 상승이 아니라, 개발자와 빌더가 장기적으로 머물며 혁신을 일구어낼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인프라와 문화를 만드는 게 결국 가장 중요한 가치를 창출하죠.
이천시의 이번 도전이 단순한 지방 도시의 창업 지원을 넘어, 하드테크와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 생태계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만약 블록체인을 활용한 물류 추적 스타트업이나, AI 연산 자원을 토큰화하는 프로젝트가 이천에서 태어난다면 정말 재미있는 시너지가 발생하지 않을까요? 지켜볼 만한 실험이 시작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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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전자신문](https://www.etnews.com/20251214000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