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다들 OTT 플랫폼이나 유튜브 보면서 스마트 TV 많이들 쓰시죠? 저도 넷플릭스 보려고 삼성 TV 샀는데, 이게 웬걸요. 그 TV가 저를 지켜보고 있었다니, 믿어지시나요?
텍사스 법무장관이 어제 정말 파격적인 소송을 냈어요. 삼성, LG, 소니, 하이센스, TCL 이렇게 5개 메이저 TV 회사를 상대로 말이에요. 고소 이유는 ‘사용자 동의 없이 스파이 행위를 했다’는 거거든요. 우리가 드라마나 예능 보는 그 순간순간을 TV가 몰래 기록하고, 그 데이터를 회사로 보내서 광고 수익으로 연결한다는 주장이에요.
솔직히 기술 이름만 들어도 어려운데, ‘ACR’이라는 기능이 문제의 핵심이에요. ‘자동 콘텐츠 인식’ 기술인데, 설명을 들으니 정말 소름이 돋네요. 이 기술이 TV 화면을 500밀리초, 즉 0.5초마다 스크린샷을 찍는다고 해요. 제가 비밀번호 입력하는 장면이나, 은행 앱 사용하는 모습까지 다 기록될 수 있다는 거잖아요? 그리고 이 모든 게 우리가 ‘동의’했다고 생각하는 그 초기 설정 단계에 슬쩍 포함되어 있다는 게 더 큰 문제예요.
제 생각엔 이게 단순히 ‘광고 맞춤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논리로 넘어가기엔 너무 과한 감시예요. 마치 카페에서 커피 한 잔 사먹으려고 주민등록번호랑 통장사본을 내놓으라고 하는 거랑 비슷한 느낌이에요. 편의를 제공한다는 명목 하에 우리의 사생활 전체를 훔쳐가려는 거죠.
특히 하이센스나 TCL 같은 중국 기업에 대해서는 텍사스 측의 우려가 더 커요. 중국 국가안보법 때문에 이 데이터가 중국 정부에 넘어갈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네요. 우리 거실에 있는 TV 하나가 해외 정보 수집의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좀 찜찜해지긴 해요.
이 소송에서 텍사스가 요구하는 게 참 의미 있어요. 위반 건당 최대 1만 달러, 65세 이상 어르신 대상 위반은 25만 달러까지 배상하라고 요구하고,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은 데이터 수집 자체를 중지하라는 가처분도 신청했어요. 단순히 벌금만 물리는 게 아니라, 행위 자체를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느껴지죠.
우리 같은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뭘 할 수 있을까요? 일단 TV 초기 설정할 때 ‘개인정보 동의’나 ‘데이터 수집 동의’ 같은 항목이 있으면 꼼꼼히 읽어보고 꺼야 해요. ‘빠른 설정’에 속아서 그냥 다음 다음 눌러버리면 큰일 나는 시대가 된 거 같아요. 그리고 가능하면 스마트 TV 기능 대신, 애플TV나 크롬캐스트 같은 외부 디바이스를 연결해서 쓰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네요.
진짜 편리함과 사생활 침해의 경계선이 점점 모호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처럼, ‘무료’로 주어지는 편의의 대가가 우리의 모든 시청 기록일 수도 있다는 걸 이번 소송이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다음에 TV 앞에 앉을 때, ‘지금 나를 보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살짝 들지 않을까요? 한번쯤 우리 집 TV 설정도 다시 들여다볼 때가 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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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Ars Technica](https://arstechnica.com/tech-policy/2025/12/texas-sues-biggest-tv-makers-alleging-smart-tvs-spy-on-users-without-cons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