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식이나 코인 뉴스 보면서 ‘정치인 출신이 회사 고문으로 들어갔대’라는 기사, 자주 보시지 않나요? 저는 경제학과 나왔고 스타트업 다니면서 투자도 좀 해보는데, 요즘 그런 소식이 유독 눈에 띄더라고요. 특히 영국 정치인들이 미국 빅테크로 대거 이동 중인데, 이게 단순한 인재 이동이 아니라 훨씬 더 큰 판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공유해볼게요.
얼마 전에 정말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어요. 전 영국 재무장관 조지 오스본이 OpenAI의 ‘국가 담당 상무이사’로 합류한다고 발표했거든요. 그런데 그 직후,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도 자사의 고문위원회를 이끌게 됐다고 발표했어요. 한 사람이 양쪽에서 중요한 자리를 맡은 거죠. 이게 왜 이슈가 되냐면, 오스본은 ‘브렉시트’ 당시 데이비드 캐머런 정부에서 국가 재정을 총괄하던, 말 그대로 영국 경제의 최고 실세 중 한 명이었거든요.
그런 분이 왜 하필 AI 회사와 암호화폐 회사에 합류했을까요? 여기서 핵심은 ‘OpenAI for Countries’라는 프로젝트에 있어요. 이 프로젝트는 각국 정부와 손잡고, 해당 국가에 데이터 센터를 짓고, 그나라 언어와 문화에 맞는 ChatGPT를 현지화하겠다는 거대한 계획이에요. 쉽게 말해, AI 인프라를 국가 단위로 수출하고 규제 프레임을 함께 만들겠다는 거죠. 그러려면 당연히 그 나라 정부의 문을 두드리고, 신뢰를 얻고, 복잡한 규제 협상을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겠죠? 오스본 같은 정치 네트워크의 고수 말이에요.
코인베이스의 경우는 더 직접적이에요. 암호화폐 거래소는 규제의 영향을 정말 직접적으로 받는 사업이잖아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도 있고, 각국마다 다른 규제 정책도 있고… 진짜 머리 아픈 분야죠. 회사 측도 “그가 전 세계 정책 입안자들과 협력하는 데 훨씬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어요. 결국 로비스트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은 거네요.
근데 진짜 신기한 건, 오스본이 유일한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에요. 메타(페이스북)의 정책 총괄을 6년 넘게 맡은 닉 클레그(전 영국 부총리)도 있고, 최근에는 다른 영국 정치인들도 미국 빅테크로 자리를 옮기는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대요. 마치 새로운 유행처럼 느껴질 정도예요.
제 생각엔 이게 그냥 ‘잘 나가는 회사로의 전직’을 넘어서는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AI와 암호화폐가 이제 단순한 ‘기술’이나 ‘금융 상품’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 ‘중요 인프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반증이거든요. 기술 회사들이 이제는 자사의 기술이 어떻게 규제되고, 어떤 법률 아래에서 운영될지를 직접 설계하는 게임에 뛰어들었다는 뜻이에요. 그 게임판에서 정치 네트워크와 정부 협상 경험은 최고의 무기가 될 테고요.
솔직히, 우리 투자자나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이 있어요. 앞으로 어떤 AI 서비스를 쓰게 될지, 어떤 암호화폐 거래소를 이용할 수 있을지가 점점 더 각국 정부와 빅테크의 ‘협상 테이블’에서 결정될 수 있다는 거죠. 기술의 발전 속도와 정치/규제의 형성 속도의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는데, 그 사이를 이어주는 ‘번역가’ 같은 인재들의 가치가 급상승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네요.
다음에 또 어떤 유명 정치인이 테크 기업으로 스카우트되는 뉴스를 보게 된다면, ‘아, 이 회사는 이제 이 분야에서 규제 설계의 주도권을 잡으려고 하는구나’라고 한 번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기술의 미래가 코드만이 아니라 정책과 협상에서도 만들어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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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TechCrunch](https://techcrunch.com/2025/12/18/why-british-politicians-are-flocking-to-american-tech-gia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