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요즘 핏플이나 런데이 같은 운동 기록 앱 쓰시나요? 저는 주로 달리기 기록을 남기곤 하는데, 연말이면 꼭 한 번씩 ‘올해 네가 얼마나 달렸나’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운동 기록 앱의 ‘연말정산’은 정말 기대되는 기능 중 하나죠.
그런데 그런 기능으로 유명한 앱 ‘스트라바’에서 논란이 터졌어요. 매년 제공하던 ‘Year in Sport’라는 애니메이션 연말 결산을, 올해부터 유료 구독자에게만 제공하기로 했다고 해요. 연간 80달러, 우리 돈으로 약 11만 원을 내야만 볼 수 있게 된 거죠. 이 기능은 2016년 도입된 이후 줄곧 무료였는데, 8년 만에 정책을 바꾼 거예요.
솔직히 유료화 자체가 문제는 아니에요. 넷플릭스도 유료고, 유튜브 프리미엄도 있잖아요. 문제는 타이밍과 방식이 좀 아쉽다는 거죠. 한 인도 유저는 “제발 일반인(plebs)들도 자신의 Year in Sport를 볼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호소했대요. 그분 말씀을 들어보면, 이 기능이 단순한 숫자 집계가 아니라 “당신을 응원한 사람들이 여기 있었어요” 같은 감정적 지지와 동기부여를 담은 영상이라서 더 의미가 깊다고 하더라고요. 공감이 가네요.
반응은 냉랭했어요. 한 유저는 “운동선수들을 위한 유용한 기능을 내놓는 대신, 앱은 계속 나빠지기만 한다”고 지적했고, 레딧에서는 “내가 준 데이터(심박수, 파워 등)를 보려고 돈을 내라니”라는 비판도 터져 나왔어요. 시카고 대학 비즈니스 스쿨 학생은 “전체 통계는 무료로, 추가 통계는 유료로 주는 게 낫지 않았을까”라고 아쉬워했어요. 맞아요. 이런 연말 결산은 SNS에서 자연스럽게 공유되면서 앱 홍보도 되는 일석이조의 마케팅인데, 그 기회를 스스로 줄인 셈이니까요.
그럼 스트라바는 왜 이렇게 했을까요? 회사 입장은 조금 다르네요. 대변인은 “핵심 혜택인 활동 기록, 커뮤니티 찾기, 공유와 응원하기는 여전히 최대한 접근하기 쉽게 유지한다”고 설명했어요. 하지만 배경을 보면 조금 다른 그림이 보여요.
스트라바의 월간 활성 사용자는 2020년 이후 거의 3배로 늘어 5천만 명에 달했고, 기업 가치는 약 2조 2천억 원으로 평가된 상태예요. CEO는 언젠가 기업 공개(IPO)를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고, 이런 급성장은 은행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대요. 결국, 수익성을 더 명확히 보여주어야 하는 IPO를 앞둔 ‘성장통’의 한 단면으로 보이기도 해요.
사실 이번이 첫 번째 불만은 아니에요. 작년에는 구독료를 60달러에서 80달러로 인상했고, ‘AI 운동 지능’ 기능은 유저들에게 별로 호응을 받지 못했어요. 올해 초에는 가민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걸었다가 한 달도 안 되어 취소하기도 했죠. 오랜 유저 한 분은 “많은 친구들이 구독을 취소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불만이 쌓이고 있는 분위기예요.
제 생각엔, 스트라바의 이번 결정은 단기적인 수익 확보보다 장기적인 브랜드 이미지와 유저 신뢰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특히 스타트업이나 IT 서비스는 사용자가 제공한 데이터와 그 위에서 형성된 커뮤니티가 가장 큰 자산인데, 그 관계에 금이 가는 느낌이니까요.
마치 우리가 매일 방문하는 편의점에서, 작년까지 무료로 주던 연말 정산 영수증을 올해부터는 유료 멤버십 가입자에게만 준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서비스의 가치를 인정하고 대가를 지불하는 것과, 기존에 누리던 소소한 기쁨을 갑자기 빼앗기는 느낌은 다르거든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스트라바의 선택이 성숙해가는 서비스의 당연한 수순이라고 보시나요, 아니면 조금 서두른 걸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유료와 무료의 경계, 그리고 우리가 내는 ‘데이터’의 가치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볼 만한 일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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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Ars Technica](https://arstechnica.com/culture/2025/12/strava-puts-popular-year-in-sport-recap-behind-an-80-payw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