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ETF에서 하루에 5억 달러가 증발했다고? 근데 가격은 안 떨어져요

요즘 투자하시는 분들, 코인 차트 보다가 머리 아프지 않으세요? 저는 가끔 차트만 보면 ‘이건 대체 무슨 뜻이지?’ 싶을 때가 많은데, 최근에 되게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더라고요. 뉴스에선 ‘대규모 유출’이라고 표현하던데, 그 속을 들여다보면 시장의 숨은 의도가 보이거든요.

얘기가 나온 김에 말씀드리면, 미국에 상장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에서 하루 만에 약 5억 8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8천억 원 가까이가 순유출됐대요.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로 치면 대략… 몇 잔인지 계산하기도 힘들 정도의 어마어마한 금액이 순식간에 빠져나간 셈이에요. 보통 이렇게 큰 돈이 나가면 코인 가격이 확 떨어지기 마련인데, 이번엔 좀 다르더라고요.

진짜 신기한 게 여기 있어요. 이렇게 ETF에서 돈이 쭉쭉 빠져나갔는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은 별로 크게 변하지 않고 요즘 흔히 말하는 ‘박스권’에서 맴돌고 있다는 거예요. 보통 우리가 작은 돈으로 코인을 사고 팔 때는 그게 바로 가격에 영향을 미치잖아요? 그런데 큰 기관들은 조금 다르게 움직이는 것 같아요.

제가 경제학을 전공했을 때 배운 것 중에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라는 개념이 있어요. 쉽게 말하면, 내 자산 배분을 다시 점검하고 조정하는 작업이에요. 예를 들어, 원래 주식 60%, 코인 20%, 현금 20%로 투자했는데, 주식이 너무 잘 나가서 비중이 70%가 됐다면, 조금씩 팔아서 원래 비중으로 돌리는 거죠. 전문가들은 이번 ETF 유출을 그런 맥락에서 보고 있어요.

즉, 코인 자체가 문제가 있어서 도망치는 게 아니라, 요즘 미국 기술주 조정이라든가, 금리 인하 시기가 불확실해지고 국채 금리가 오르는 이런 거시경제적 불안감 때문에, 기관 투자자들이 ‘일단 위험한 자산 비중을 좀 줄여볼까?’ 하는 심정으로 움직인 것 같다는 분석이에요. 그리고 그때 가장 편하게 접근하고 빠질 수 있는 게 바로 이 ETF인 거죠. 현금화하기 가장 쉬운 창구에서 조정한 셈이에요.

솔직히, 이걸 보면 개미와 고래의 투자 방식이 얼마나 다른지 실감이 나요. 우리는 호가창 차이에 신경 쓰며 매매하지만, 기관들은 훨씬 더 큰 그림, 즉 전체 자산에서 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을 관리하면서 움직이는 거거든요. 그래서 ETF의 자금 흐름은 단기 시세보다는 이렇게 큰손들의 전략을 엿볼 수 있는 창이에요.

그러니까 결론은 뭘까요? 이번 일이 코인 시장의 추세가 끝났다는 신호는 아닐 거예요. 차라리 암호화폐 시장이 이제 기관들의 본격적인 포트폴리오에 들어오면서, 주식 시장이 받는 거시경제적 영향과 비슷한 리듬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반증일 수도 있겠네요. 무서워서 도망치는 게 아니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는 느낌?

앞으로도 금리나 경제 지표 발표 때마다 ETF 자금 흐름을 살펴보면, 시장의 숨은 의도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의 작은 투자에도, 이렇게 거대한 흐름이 배경음악처럼 깔려있다는 거, 잊지 말아야겠죠.

원문: [본미디어](https://www.bonmedia.kr/news/articleView.html?idxno=5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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