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트코인 시장은 다소 아리송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현물 ETF를 통한 기관의 자금 유입은 꾸준한데, 정작 비트코인 가격은 9만 달러 대를 맴돌며 강력한 상승 돌파에 실패하고 있죠. 마치 엔진은 최고 출력으로 돌아가는데, 차가 제자리에서 구르기만 하는 느낌입니다. 시장 애널리스트 제프 파크는 이 수수께끼의 주요 원인으로 ‘커버드 콜 매도’라는 옵션 전략을 지목했습니다.
커버드 콜은 이해하기 쉽게 비유하자면, ‘집주인이 월세를 받기로 하고 임대차 계약을 맺는 행위’와 비슷합니다. 비트코인을 장기 보유 중인 대형 투자자(일명 ‘고래’ 또는 OG)는 자신이 가진 비트코인을 담보로 삼아, 미래의 특정 가격(행사가)에 팔 수 있는 권리(콜 옵션)를 시장에 판매하고 그 대가로 프리미엄(옵션료)을 현금으로 받아갑니다. 이들은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거나, 단기적으로 현금 흐름을 창출하고 싶을 때 이 전략을 사용합니다.
문제는 이 전략이 파생되는 효과에 있습니다. 고래들이 판 이 콜 옵션의 대부분을 매수하는 쪽은 시장 조성자(마켓 메이커)들입니다. 시장 조성자들은 옵션 매수로 인한 위험을 헷지하기 위해, 즉시 현물 비트코인을 매도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의 매도 물량이 시장에 유입되는 셈이 되는 거죠. 결국 ETF 투자자들의 ‘구매 열차’와 고래들의 옵션 전략에서 비롯된 ‘판매 열차’가 정면으로 충돌하며 가격이 억눌리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특히 이 압력이 강한 이유는, 고래들이 담보로 삼는 비트코인이 ‘신규 유입 자금으로 매수한 것이 아닌, 예전부터 보유하던 코인’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시장에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지 않은 기존 공급물이, 옵션이라는 파생상품을 통해 판매 압력으로 전환되는 현상입니다. 마치 창고에 오래 쌓아둔 재고를, 시장 가격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는 별도의 경로를 통해 서서히 유통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옵션 시장의 영향력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 행보는 ‘들쭉날쭉한 횡보’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2025년 후반기부터 비트코인은 나스닥 등 테크주와의 연동성을 벗어나 독자적인 길을 걸었는데, 이는 주식 시장이 고공 행진을 하는 동안 비트코인만 제자리걸음을 하는 이상한 그림을 만들었습니다. 향후 전망은 양극화되어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 지속과 유동성 공급이 위험 자산인 비트코인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보지만, 다른 쪽에서는 7만 6천 달러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점치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현재 비트코인 시장은 현물 수요(ETF)와 파생상품 공급(커버드 콜)의 기묘한 줄다리기 위에 있습니다. 단기적인 가격 변동성은 이 힘의 균형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투자자라면 시장을 바라볼 때, 단순한 현물 매수-매도 차트를 넘어서는 옵션 포지션, 특히 대형 보유자들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의 ‘월세 계약서’가 시장 전체의 ‘부동산 가격’을 잡고 있는 흥미로운 시대입니다.
—
원문: [CoinTelegraph](https://cointelegraph.com/news/bitcoin-ogs-covered-calls-suppressing-pr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