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버그를 공식 기능으로 전환한 이유

21년을 기다려온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주택 시스템이 얼리 액세스로 공개된 지 불과 며칠 만에, 플레이어 커뮤니티는 예상치 못한 발견을 했습니다. UI의 보이지 않는 오류를 활용해 집을 지상 높이 띄울 수 있는 방법이었죠. 일반적인 게임 운영 관행이라면, 이는 긴급 수정 패치의 대상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블리자드는 전혀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개발팀 내부에서는 버그를 수정하는 ‘플로팅 픽스’ 롤아웃 방안에 대한 논의 채널이 활성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주 설계자 제시 컬런칙과 수석 프로듀서 카일 하트라인이 소셜 미디어와 포럼을 통해 밝힌 바와 같이, 커뮤니티가 공유한 창의적인 공중 주택들의 모습은 계획을 뒤집기에 충분했습니다. 하트라인은 “우리가 봤던 5개의 주택들이 너무나도 훌륭해서, 우리 모두 이걸 바꾸는 건 너무 아깝다는 데 즉시 동의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마치 서울 아파트 3채 값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해 개발한 시스템이, 사용자의 우연한 실수에서 더 빛을 발하는 순간을 포착한 것과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블리자드는 수정이 아닌 공식화를 선택했습니다. 커뮤니티 매니저 랜디 “카이벡스” 조던은 포럼 공지를 통해, 팀이 커뮤니티의 빠른 적응을 보고 “즉시” 새로운 UI를 구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집의 바닥면은 원래 보일 것을 고려해 디자인된 부분이 아니어서 모델링이나 텍스처 처리가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플레이어들이 이 부분을 다른 구조물로 가리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또한 집이 지나치게 높이 뜨면 카메라 앵글로 문을 클릭해 들어가기 어려울 수 있어, 경사로나 점퍼 퍼즐, 탈것 착륙장 등을 구축할 것을 제안하는 등, 공식 기능으로서의 실용적 고려사항도 함께 전달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이번 결정은 게임 산업에서 종종 목격되는 현명한 개발 철학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2의 콤보 시스템이나 둠의 ‘로켓 점프’와 같이, 당초 설계 의도에 없던 플레이어의 발견이 게임의 핵심 재미 요소로 정착한 사례는 많습니다. 블리자드의 이번 대응은 그러한 전통을 의식적으로 계승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용자의 창의성을 최우선으로 존중하고, 시스템의 유연성을 증명하는 한편, 예측 불가능한 긍정적 발견에 문을 열어두는 태도는 장수하는 게임을 만드는 핵심 요소 중 하나입니다.

한편, 이번 결정이 모든 버그나 익스플로잇에 대한 관대한 태도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카이벡스의 설명이 시사하듯, 게임 경제나 경쟁적 균형을 해칠 수 있는 문제와 순수한 창의성 표현 도구 사이에는 분명한 선이 존재합니다. 디아블로 3의 골드 복제 버그를 공식 기능으로 만들어 달라는 기사의 마지막 농담은, 바로 그 경계를 재치 있게 지적하는 것입니다. 결국 블리자드의 선택은 기술적 결함을 수정하는 것보다 플레이어 커뮤니티가 만들어낸 문화적 가치를 수용하는 것이 때로 더 중요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는 20년이 넘는 게임을 운영해 온 개발사의 노련함과 유연성이 만들어낸 현명한 판단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원문: [Ars Technica](https://arstechnica.com/gaming/2025/12/instead-of-fixing-wows-new-floating-house-exploit-blizzard-makes-it-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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