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안 오피스 카페테리아에서 로봇이 벽에 걸려 “I’m stuck” 신호를 보냈을 때, 참 아이러니했죠. 바로 그 자리에서 ‘자율주행과 AI의 미래’를 보여주겠다는 행사가 열리고 있었으니까요. 이 작은 사고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했어요. 이거, 진짜 어렵습니다.
몇 시간 후, 저는 리비안의 ‘Large Driving Model(LDM)’이 탑재된 R1S SUV에 탑승했죠. 데모 도중, 앞서 가던 테슬라 차량이 갑자기 회전하려는 걸 시스템이 간신히 인지하고 급제동을 했습니다. 데모 중 실제로 운전자가 개입한 상황도 있었고요.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이 소프트웨어는 아직 출시 준비가 된 게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꽤 괜찮은 퍼포먼스였죠.
특히 주목할 점은 리비안이 기존의 ‘규칙 기반(Rules-Based)’ 시스템을 완전히 버리고 ‘엔드투엔드(End-to-End)’ AI 모델로 갈아탔다는 거예요. RJ 스카린지 CEO의 말을 빌리자면, 과거 시스템은 “인간이 작성한 규칙에 따라 모든 게 결정되는 매우 구조화된” 방식이었다고 합니다.
솔직히 이 전환, 크립토 업계에서 보던 패턴이랑 닮았어요. 초기 디파이 프로토콜들도 복잡한 규칙과 중앙화된 오라클에 많이 의존했죠. 하지만 점점 더 스마트 컨트랙트 자체의 자율성과 데이터 기반 학습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리비안의 접근법도 마찬가지예요. AI 모델이 방대한 실제 주행 데이터(온체인 데이터에 비유할 수 있겠네요)를 학습하며 스스로 판단하는 방식을 채택한 거죠.
리비안의 계획은 야심찹니다. 이번 달 말에 ‘Universal Hands-Free’를 출시해 350만 마일의 도로에서 핸즈프리를 가능하게 한다고 하고, 2026년 후반에는 포인트 투 포인트 주행을 목표로 하고 있죠. 궁극적인 목표는 운전자의 손과 눈을 모두 떼는 진정한 자율주행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짚어야 할 리스크도 분명히 있죠. 2026년 말에 출시 예정인 더 저렴한 R2 SUV에는 새로운 자율주행 컴퓨터와 라이다 센서가 탑재될 예정인데, 문제는 이 하드웨어가 R2 출시 후 몇 달 뒤에나 준비된다는 점이에요. 최고 사양의 기능을 원하는 고객은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죠. 이건 마치 레이어2 솔루션을 기대하고 에어드랍을 위해 네트워크에 자산을 묶어두는 것과 비슷한 기다림의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건 ‘데이터가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하자 극적인 진전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스카린지 CEO의 발언이에요. 이건 AI와 웹3가 공유하는 가장 큰 패러다임이죠. 네트워크 참여자(또는 차량)가 많아질수록 생성되는 데이터가 늘어나고, 그 데이터가 모델(또는 프로토콜)을 더 강력하게 만드는 선순환이죠. 리비안의 LDM 성공 여부는 결국 이 ‘데이터 네트워크 효과’를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창출하느냐에 달렸습니다.
결론적으로, 리비안의 도전은 단순한 자율주행 기술 경쟁을 넘어서요. 이는 중앙화된 규칙에서 분산화된 데이터 기반 학습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실수할 수도 있는 카페테리아 로봇처럼 완벽하지는 않지만, 방향은 분명해 보입니다. 블록체인이 신뢰를 코드와 데이터로 재편하려 한다면, 리비안은 운전이라는 행위를 AI와 데이터로 재정의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거죠. 두 분야 모두 ‘완벽함’보다는 ‘지속적인 학습과 진화’가 핵심인 세상이 오고 있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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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TechCrunch](https://techcrunch.com/2025/12/12/inside-rivians-big-et-on-ai-powered-self-driv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