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오랜만에 만난 금융권 친구와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는 전통적인 자산운용사에서 일하는데, 최근 “고객들이 갑자기 암호화폐 ETF에 대해 문의하시더라”며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특히 그가 언급한 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보다는 XRP ETF였습니다. “가격이 크게 오르지도 않았는데, 왜 갑자기 관심을 보일까?”라는 그의 질문은, 제가 최근 접한 한 통계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XRP 현물 ETF가 공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순유입 자금이 10억 달러(약 1.3조 원)를 돌파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이 수치는 단순한 자금 유입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은 소매 투자자들의 단기 매매에 크게 휘둘려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XRP ETF의 경우, 가격이 특정 범위(박스권)에서 움직이는 동안에도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습니다. 이는 시장 행위자가 두 갈래로 나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한쪽은 변동성을 좇는 개인 투자자들이고, 다른 한쪽은 규제된 상품을 통해 장기 포지션을 쌓아가는 기관 투자자들입니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를 ‘투자 행태의 이원화’ 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리플의 CEO 브래드 가링하우스가 지적한 대로, 핵심은 ‘접근성’에 있습니다. 지갑을 만들고 개인 키를 관리하는 온체인(On-chain) 방식은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이나 보수적인 개인 투자자에게는 진입 장벽이었습니다. 반면, ETF는 뱅가드(Vanguard) 같은 대형 플랫폼에서 기존 브로커리지 계좌나 은퇴 계좌(IRA)를 통해 쉽게 거래할 수 있습니다. 복잡한 기술 이해 없이, 익숙한 인터페이스 안에서 ‘규제된’ 상품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이는 단순한 상품 하나의 등장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투자자 층을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인프라의 확장’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ETF 유입을 ‘구조적 수요’로 평가합니다. 단기 가격을 예측하는 지표라기보다는, 은퇴 자금이나 기관 포트폴리오에 XRP가 편입되며 유동성 기반 자체가 공고해지는 과정으로 보는 것입니다. 과거 사이클에서도 유사한 패턴이 관찰되었습니다. 기관 자금이 안정적으로 유입되어 기반을 다진 자산이, 이후 시장 사이클에서 더 견고한 상승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ETF 자금 흐름만으로 다음 주 가격을 점치는 것은 무리입니다. 시장의 단기 변동성은 여전히 다양한 요인에 의해 좌우될 것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XRP를 둘러싼 투자 환경의 틀이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규제된 접근성’이라는 통로가 열리면서, 이제 XRP는 암호화폐 커뮤니티 내의 자산을 넘어 전통 금융 시스템의 포트폴리오 구성 요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 친구의 고객들이 보인 관심은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금융 시장의 가장 보수적인 부분까지 암호화폐라는 범주를 ‘투자 가능한 자산’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미묘한 신호였습니다. 이 조용한 자금의 폭증은 단순한 숫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시장 성숙도의 한 단계를 가리키는 이정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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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본미디어](https://www.bonmedia.kr/news/articleView.html?idxno=5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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