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AI 스타트업 뉴스 보면, ‘시리즈 A로 900억 원 조달’ 같은 헤드라인이 좀 자주 보이지 않나요? 제가 처음 봤을 때는 “얼마나 잘 나가길래…” 싶었는데, 알고 보니 사정이 조금 다르더라고요.
얘기를 들어보면, 작년 10월에 ‘DualEntry’라는 AI 기업용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이 설립 1년 만에 무려 9000만 달러(약 1200억 원)를 투자받았대요. 회사 가치는 4150억 원으로 평가됐고요. 근데 신기한 건, 투자를 검토했던 한 VC에 따르면 이 회사의 연간 매출은 8월 기준으로 약 4억 원 수준이었다고 해요. 물론 회사 측은 “그보다 훨씬 높았다”고 부인하지만, 매출에 비해 어마어마한 평가액을 받은 건 사실이거든요.
이게 바로 요즘 유행하는 ‘킹메이킹(Kingmaking)’ 전략이에요. 쉽게 말해, VC들이 한 분야의 여러 경쟁자 중 하나를 골라 초반부터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당신이 왕이 될 거야’ 하고 밀어주는 거예요. 적은 매출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자금력을 앞세워 다른 경쟁자들을 압도하려는 전략이죠.
사실 이 전략 자체는 새롭지 않아요. 예전 우버와 리프트의 경쟁에서도 ‘자본을 무기로’ 사용했던 걸 떠올리시면 될 거예요. 진짜 다른 점은 타이밍이에요. 예전에는 시리즈 C나 D 같은 좀 더 성장한 단계에서 이런 전쟁을 벌였다면, 지금은 갓 시리즈 A를 마친 아기 같은 스타트업에게 바로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거죠. 한 VC 파트너는 “시리즈 A랑 B 사이가 고작 27~60일 차이일 때도 있다”고 말했을 정도로, 투자 라운드 간격이 엄청 짧아졌어요.
AI ERP(기업 자원 관리) 분야만 봐도 그렇답니다. DualEntry 말고도 Rillet, Campfire AI 같은 경쟁사들도 잇따라 수백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거든요. 마치 “우리도 왕 후보야!” 하며 자본 경쟁에 뛰어드는 느낌이에요.
솔직히 이렇게 초반부터 막대한 자금을 받는 게 스타트업에게 좋을 때도 있어요. 예를 들어, 대기업들은 돈이 많은 스타트업이 더 오래 살아남을 거라고 생각해, 소프트웨어를 구매할 때 선호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법률 AI 스타트업 ‘하비’가 큰 로펌 고객들을 끌어모은 것도 비슷한 배경이 있다고 해요.
하지만 역사를 보면, 돈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건 아니에요. 콘보이(물류), 버드(전동 킥보드)처럼 막대한 자금을 받고도 실패한 유니콘들도 많잖아요? 그런데도 큰 VC들은 “차라리 왕이 될 수 있는 한 명에게 크게 베팅하는 게, 여러 명에게 조금씩 나눠 주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에요.
제 생각엔 이 킹메이킹 현상은, AI라는 거대한 트렌드 앞에서 VC들이 느끼는 ‘FOMO(놓칠까 봐 두려운)’ 심리에서 비롯된 것 같아요. 누가 진짜 승자가 될지 모르니까, 가능성 있어 보이는 후보에게 미리 표를 던져두는 거죠. 마치 우리가 핫한 테마주를 미리 사두는 심리랑 비슷하지 않을까요?
결국 중요한 건, 이렇게 만들어진 ‘왕’이 정말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로 우리 삶을 바꿀 수 있느냐는 점이겠죠. 단순히 자본력만으로 경쟁을 제압하는 게 아니라요. 다음에 또 엄청난 투자금 소식을 들을 때면, “그 회사 제품은 진짜 뭐가 좋은 거지?” 한번쯤 생각해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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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TechCrunch](https://techcrunch.com/2025/12/03/vcs-deploy-kingmaking-strategy-to-crown-ai-winners-in-their-infa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