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들이 AI 스타트업에 ‘킹메이킹’ 전략으로 투자하는 이유와 우리가 알아야 할 점

요즘 실리콘밸리 투자계에서 가장 핫한 전략 하나를 들고 왔어요. 이름하여 ‘킹메이킹(Kingmaking)’. 말 그대로 ‘왕을 만든다’는 뜻인데, 정말 그런 식으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더라고요.

얼마 전, AI 기업 자원 관리(ERP) 스타트업 ‘DualEntry’가 설립 1년 만에 무려 9000만 달러(한화 약 1200억 원)를 투자받았대요. 회사 가치는 4억 1500만 달러로 평가됐는데, 재미있는 건 당시 매출은 고작 40만 달러 수준이었다는 후문이에요. (물론 창업자는 이보다 훨씬 높았다고 부인하지만요.)

제가 경제학을 전공했을 때 배운 기업 가치 평가 방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수치죠. 보통 매출의 몇 배,几十 배로 평가하는데, 이건 몇 천 배 수준이잖아요? 이게 바로 ‘킹메이킹’의 현장입니다.

**킹메이킹, 쉽게 말하면 ‘일찍 베팅해서 왕 만들기’에요.**
VC들이 한 분야의 여러 경쟁자들을 살펴보고, ‘이 친구가 이길 것 같다’고 판단하면 아주 초기 단계부터 막대한 자금을 퍼부어 주는 거예요. 목적은 단 하나, 다른 경쟁자들을 자금력으로 압도해서 시장을 선점하는 ‘왕’으로 만드는 거죠.

예전에도 비슷한 전략은 있었어요. 2010년대 우버와 리프트의 경쟁이 대표적이었죠. 그때는 ‘자본을 무기로 삼는다(Capital as a Weapon)’라고 불렸는데, 킹메이킹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하나 있어요. 바로 **’시기’**예요.

예전엔 우버처럼 회사가 어느 정도 성장한 B라운드, C라운드에서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DualEntry처럼 갓 태어난 A라운드, 혹은 그 이전 단계에서부터 수백, 수천억 원을 쏟아붓는 거죠. 한 VC 파트너는 “이제 B라운드가 A라운드 끝나고 27~60일 만에 일어난다”고 말할 정도로 속도가 미친 듯이 빨라졌어요.

**왜 이렇게까지 하나요? AI 시대의 새로운 게임의 규칙이에요.**
첫째, **인식이 곧 현실이 되기 때문이에요.** 대기업들은 소프트웨어를 도입할 때 ‘이 회사 언제 망할지 모르는데…’라는 불안감을 갖죠. 그런데 한 스타트업에 유명 VC들이 수천억 원을 몰아준新闻가 나면, 대기업 구매자들은 “이 회사는 살아남을 것 같아”라고 생각하게 돼요. 실제로 법률 AI 스타트업 ‘하비’는 이런 전략으로 대형 로펌 고객들을 끌어모았대요.

둘째, **AI 애플리케이션 시장의 성장 속도가 너무 빨라서**예요. ERP, IT 관리, 보안 규정 준수 같은 분야에서 AI를 접목한 새로운 솔루션이 쏟아지고 있잖아요? VC들은 ‘이 분야는 AI화가 확실히 될 것 같다’고 판단하면, 누가 가장 먼저 왕좌를 차지할지 모르기 때문에 서둘러 베팅하는 거예요. ‘늦으면 아예 못 탄다’는 심리죠.

**하지만, 왕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진짜 왕이 되는 건 아니에요.**
역사가 증명하듯, 막대한 자금이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아요. 물류 스타트업 ‘컨보이’나 킥보드 공유 회사 ‘버드’처럼 거액의 투자를 받고도 결국 실패한 사례는 넘쳐나요. 자금만 많고 제품력이나 실질적 수익 모델이 따라주지 않으면 결국 무너지기 마련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이저 VC들은 이 전략을 고수하는 이유가 있어요. 그들은 수많은 포트폴리오 중 단 한 번의 대성공(Unicorn)이 모든 실패를 커버할 수 있다고 믿거든요. ‘모 아니면 도’ 식의 도박인 셈이에요.

**그럼 이 킹메이킹 열풍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뭘까요?**
1. **투자자라면:** 유명 VC가 막대하게 투자했다고 해서 그 회사가 반드시 성장할 것이라고 믿으면 안 돼요. ‘인플레이션’ 걸린 가치 평가일 수 있으니까요. 실질적인 기술력과 매출 성장을 꼼꼼히 따져봐야 해요.
2. **스타트업 종사자라면:** 자금이 넉넉한 건 좋지만, 그 안주에 빠져 진짜 중요한 제품과 고객을 만드는 데 소홀히 하면 안 된다는 교훈으로 삼아야 해요.
3. **일반 소비자/이용자라면:** 앞으로 쏟아질 AI 서비스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왕’들의 제품일 가능성이 높아요. 광고와 명성에 현혹되지 말고, 정말 내 문제를 해결해주는지 유심히 살펴보는 게 중요해요.

결국 킹메이킹은 AI라는 광풍 속에서 벌어지는 자본의 과시이자, 미래에 대한 초조한 베팅이에요. 누군가는 이걸로 진짜 왕이 될 수도 있지만, 많은 왕자들이 희생될 수도 있는 급속한 게임이 시작된 것 같네요. 우리는 그저 현명한 관전자가 되어야 할 때인 것 같아요.

**[오늘의 키 포인트]**
* **킹메이킹:** VC가 유망 AI 스타트업에 초기부터 거액 투자해 ‘시장의 왕’으로 만드는 전략.
* **과거와의 차이:** 예전엔 성장 후기(B/C라운드)에 자본 투입, 지금은 초기(A라운드)에 투입.
* **목적:** 자금력으로 경쟁자 압도 + ‘안정적 회사’라는 인식 조성으로 대기업 고객 유치.
* **위험:** 막대한 자금이 제품력/수익 모델을 보장하지 않음. 과열 평가 가능성.
* **교훈:** 투자자는 실체를 보라. 스타트업은 자금에 안주하지 말라. 소비자는 광고보다 실용성을 보라.

원문: [TechCrunch](https://techcrunch.com/2025/12/03/vcs-deploy-kingmaking-strategy-to-crown-ai-winners-in-their-infan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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