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자율주행 교육의 현장, 교장 700명 앞에 선 ‘알티노 AI’의 의미

한국중등교장협의회의 대규모 직무연수 현장이 잠시 동안은 첨단 기술 데모의 장으로 변모했습니다. ‘AI시대, 교육의 본질을 묻다’라는 무거운 주제 아래, 교육 현장의 최고 의사결정자들 앞에 AI 자율주행로봇 ‘알티노 AI’가 선을 보인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제품 홍보를 넘어, 우리 교육이 AI라는 거대한 흐름을 어떻게 수용해나갈지에 대한 하나의 실질적인 모델을 제시하는 자리였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교육용 로봇 시장은 단순한 조립 키트나 제한된 기능의 장난감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선보인 ‘알티노 AI’의 스펙을 보면 상황이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6코어 ARM 프로세서와 NVIDIA GPU를 탑재한 고성능 AI 컴퓨터에, 360도 라이다와 카메라까지 장착했습니다. 이는 전문가용 연구 장비 수준의 하드웨어가 이제 교육 현장으로 내려오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하드웨어의 스펙보다 더 주목할 점은 교육 방법론에 대한 접근입니다. 이 플랫폼은 파이썬 기초 코딩부터 OpenCV, YOLO 기반 딥러닝 객체 인식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학습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즉, 학생들이 단순히 코드를 따라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 분류 알고리즘을 수정하면 그 결과가 바로 로봇의 주행 판단에 반영되는 인과관계를 직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는 추상적인 AI 이론과 물리적인 현실 세계를 연결하는 매우 강력한 교육 모델입니다.

현장에 참석한 교장들의 반응이 이를 증명합니다. 학생들이 실제 자율주행차 수준의 센서와 알고리즘을 교실에서 다룰 수 있다는 점에 큰 관심을 보였으며, 정보, 과학, 수학을 융합한 프로젝트 수업에 바로 적용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연수 기간 동안 약 100건의 교원 시연 신청이 접수된 것은, 현장 교사들이 느끼는 AI 교육에 대한 실질적인 갈증과 필요성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의 도입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고사양 장비의 유지보수 비용, 교사들의 지속적인 전문성 개발, 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수업 커리큘럼에 녹여내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새온 측이 제안하는 교사 대상 무료 시연과 수업 컨설팅은 이러한 과제를 함께 해결해보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과거 실리콘밸리에서 취재하며 목격했던 것처럼, 진정한 기술 혁신은 최신 장비가 아닌, 그 기술을 활용해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문제 해결 능력을 어떻게 키워줄지에 있습니다. AI 자율주행로봇이 교실에 등장한 이번 사례는, 한국 교육이 단순한 ‘코딩 교육’을 넘어 ‘AI를 활용한 종합적 문제해결 능력 함양’이라는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신호입니다. 이 기술이 단순한 체험을 넘어, 얼마나 깊이 있고 지속 가능한 교육 생태계로 뿌리내릴 수 있을지, 그 과정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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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전자신문](https://www.etnews.com/2025121200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