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권사 애널리스트 시절의 후배와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는 “형, 요즘 AI 관련 정책 발표는 많은데, 정작 그 정책을 만드는 공무원 분들이 AI를 얼마나 실감하고 계실까?”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꽤 날카로운 지적이었습니다. 기술 정책의 효과는 결국 그것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사람들의 이해도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 고민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AI 전담부처’로 지정된 만큼, 이제는 외부에 정책을 말하는 것을 넘어 내부 직원들의 AI 역량을 키우는 데 본격적으로 나선 것입니다. 주목할 점은 단순한 이론 교육이 아닌, 매우 실전적이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는 점입니다.
핵심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는 ‘지식의 확장’입니다. KAIST 정송 AI대학원장 같은 최고 전문가를 초청하는 ‘브라운백 미팅’을 정례화하고, 국내외 AI 동향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AI트렌드 센싱 플랫폼’을 운영합니다. 이는 시장의 생생한 목소리와 글로벌 트렌드를 정책에 신속히 반영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둘째, 더욱 인상적인 것은 ‘현장 감각의 체화’입니다. ‘AI 현장 일일 인턴제도’를 도입해 직원들이 AI 기업을 방문해 데이터 구축이나 모델 개발 업무를 직접 경험하게 합니다. 정책 담당자가 현장의 어려움과 가능성을 피부로 느낀다면, 그들이 만드는 정책의 실효성은 분명히 높아질 것입니다.
셋째는 ‘내부 업무의 선제적 혁신’입니다. 젊은 직원들로 구성된 ‘AI 이노베이터스’가 선봉에 서서, AI를 이용한 보도자료 작성이나 보고서 요약 같은 사례를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배경훈 부총리의 “전 부처로 확산시켜 나가자”는 발언은, 과기정통부가 AI 활용의 롤 모델이 되겠다는 포부로 읽힙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조치는 과기정통부가 ‘AI 정책 총괄부처’라는 명함에 걸맞은 전문성과 신뢰성을 구축하기 위한 필수적인 기초 공사입니다. 단기적인 주가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AI 생태계의 토대를 만드는 데 있어 정책의 질을 결정할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시장은 이제 정책의 방향뿐만 아니라, 그 정책을 실행하는 주체의 능력에도 주목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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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전자신문](https://www.etnews.com/2025120300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