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조종하는 의수, 이제는 ‘자동 조종 모드’가 필요합니다

IT 산업을 분석하다 보면, 기술의 성능과 실제 사용자 경험 사이에는 종종 큰 간극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바이오닉 의수(의족) 분야가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최신 의수는 자연 손과 맞먹는 민첩성과 자유도를 자랑하지만, 유타대의 제이크 조지 연구원에 따르면 상지 절단자의 최대 50%가 이 첨단 장비를 포기한다고 합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사용하기 너무 어렵기 때문이죠.

문제의 핵심은 ‘자율성의 부재’에 있습니다. 우리가 종이컵을 으스러뜨리지 않게 잡거나 날아오는 공을 잡는 행동은 무의식적인 반사와 피드백 루프 덕분에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물건이 미끄러질 때 손가락의 미세 감각 수용기가 신호를 보내고, 60~80밀리초 만에 손의 악력을 조절하죠. 대부분의 상용 바이오닉 핸드는 이 자동 반사 시스템이 없어, 사용자가 모든 것을 의식적으로 통제해야 합니다. 27개의 주요 관절 위치와 20개의 근육에 가할 힘을 일일이 생각해야 한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엄청난 인지 부하입니다.

기존 솔루션도 한계가 명확했습니다. 앱으로 미리 정해진 잡기 방식을 선택하거나, 남은 근육의 전기 신호를 이용한 근전도 제어 방식이 대표적이죠. 유타대의 마샬 트라우트 연구원은 “물체를 잡기 위해 근육을 수축시킨 후, 똑같은 자세와 힘을 유지하기 위해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이는 ‘자연스러움’과는 거리가 먼 방식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타대 연구팀이 제안한 해법은 ‘AI 코파일럿’입니다. 그들이 개발한 직관적인 의수의 비결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센서 기술의 적용입니다. 기존 의수의 손가락 끝을 실리콘으로 감싼 압력 및 근접 센서로 교체해, 물체에 접근하는 시점과 필요한 정확한 힘을 측정할 수 있게 했습니다. 둘째, 이 데이터를 처리하는 AI 컨트롤러입니다. 이 AI는 각 손가락 관절을 개별적으로 움직이고 악력을 조절합니다.

가장 주목할 점은 ‘공동 조종(Shared Control)’이라는 개념입니다. 기존 자율 의수 연구가 사용자가 자율 모드를 켜고 끄는 방식에 집중했다면, 이 팀의 접근법은 인간과 AI가 실시간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데 있습니다. 사용자가 의수로 큰 방향을 잡으면, AI가 세부적인 잡기와 힘 조절을 자동으로 맡는 것이죠. 이는 마치 자동차의 크루즈 컨트롤이나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처럼, 기계가 미묘하게 도와주는 방식입니다.

시장과 투자 관점에서 보면, 이 연구는 ‘인간-기계 협업(Human-in-the-loop)’ 인터페이스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줍니다. 단순히 기능을 추가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의 인지 부하를 어떻게 덜어주고 직관성을 높일지가 차세대 웨어러블 및 보조 기기 시장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AI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완전 자율화보다, 인간을 보조하고 능력을 증강시키는 방향으로 기술 진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AI 코파일럿 기술은 단순한 기술적 돌파구를 넘어, 제품의 ‘사용성’과 ‘시장 수용도’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결국 사용자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지 못하면 그 가치는 반감됩니다.

이번 소식을 세 줄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첨단 의수의 높은 포기율(50%)은 과도한 인지 부하와 자율성 부재에서 비롯됩니다.
2. 유타대 연구진은 압력/근접 센서와 AI를 결합해 물체를 자동으로 인지하고 잡는 ‘코파일럿’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3. 핵심 혁신은 사용자와 AI의 ‘공동 조종’ 개념으로, 이는 향후 인간-기계 인터페이스 시장의 주요 트렌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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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Ars Technica](https://arstechnica.com/ai/2025/12/scientists-built-an-ai-co-pilot-for-prosthetic-bionic-ha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