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실종자 수색의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까: 나이 변환 기술의 도전과 가능성

기술의 진보는 종종 예상치 못한 곳에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합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실종자 수색을 지원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나이 변환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는 소식이 그러한 사례 중 하나입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AI의 적용 범위가 얼마나 넓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도전입니다.

역사적으로 실종자 수색은 시간과의 싸움이었습니다. 실종 발생 직후의 사진과 수년 후의 모습 사이에는 커다란 간극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성장기 아동의 경우, 몇 년 사이에 외모가 크게 변해 기존 수색 방법의 한계가 뚜렷하다고 지적해왔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른 얼굴 특징 변화를 AI가 학습해 예측하는 ‘나이 변환(age progression)’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됩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해외에서는 이미 유사 기술이 법집행 기관의 보조 도구로 제한적으로 활용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진의 접근은 기술의 정확도와 실용성을 한 단계 높이려는 시도로 읽힙니다. AI 모델에 더 많은 데이터와 정교한 알고리즘을 학습시킴으로써, 단순한 노화 효과를 넘어서 개인별 고유한 성장 패턴까지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술적 낙관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업계 관계자들도 인정하듯, AI 나이 변환 기술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존재합니다. 환경, 건강 상태, 생활 방식 등 외모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변수를 완벽히 예측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 기술은 수색 가능성을 좁히는 ‘보조 수단’으로서의 역할에 주목해야 하며, 전통적인 수사 방법을 대체할 ‘만능 해결사’로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한편, 이러한 기술 개발은 윤리적 고려사항을 동반합니다. 개인의 생체정보를 다루는 기술인 만큼, 데이터 수집과 사용 과정에서의 철저한 프라이버시 보호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또한, 기술의 오류 가능성을 인정하고,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 마련이 필수적입니다. 기술의 속도보다 사회적 합의와 제도 정비가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15년간 테크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실리콘밸리의 다양한 기술 발전을 지켜본 저로서는, AI가 게임이나 콘텐츠 추천을 넘어 이처럼 실질적인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려는 움직임을 반깁니다. 기술의 궁극적 목적은 인간의 삶을 개선하는 데 있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KIST의 연구는 AI 기술이 가진 잠재력의 한 단면을 잘 보여줍니다. 기술 자체의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이를 어떻게 책임감 있게 실제 문제 해결의 도구로 통합할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함께 진행되어야 합니다. 기술 발전과 사회적 수용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우리는 실종가족에게 더 큰 희망을 줄 수 있는 강력한 도구를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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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전자신문](https://www.etnews.com/2025121400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