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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ITU 국제회의서 차세대 보안 표준 주도…AI·메타버스 표준화 본격화

IT 보안의 국제 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이 한층 공고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ITU-T) 정보보호연구반(SG17) 국제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주도한 13건의 신규 표준화 항목이 공식 승인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제안서가 통과된 것을 넘어, 디지털 신원증명에서 메타버스 신뢰성에 이르기까지 미래 핵심 기술의 보안 기준을 우리의 손으로 설계하는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국제 표준은 기술 주도권과 시장 선점을 결정하는 보이지 않는 첨병입니다. 실리콘밸리에서 Wi-Fi, 블루투스와 같은 표준이 어떻게 글로벌 생태계를 지배하게 되었는지 지켜본 저로서는, 이번 13건의 승인이 갖는 상징적 의미가 매우 크다고 평가합니다. 특히 양자키 분배 네트워크 보안, 차량용 침입탐지시스템(IDS) 등은 이미 상용화가 코앞으로 다가온 분야여서 그 실용적 가치가 더욱 주목됩니다.

이번 성과의 핵심은 ‘미래 준비성’에 있습니다. 승인된 항목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메타버스 데이터 신뢰성 기준, 디지털 트윈 보안 로드맵 등 아직 대중화 단계에 이르지 않은 차세대 플랫폼을 미리 예측하고 표준을 제안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이는 반도체나 모바일처럼 이미 정립된 시장이 아닌, 다음 시대를 위한 초석을 놓는 선제적 행보입니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합의는 인공지능 보안 전담 연구과제의 신설입니다. 생성형 AI 모델의 보안, 딥페이크 탐지, AI 자체 보안 등 전방위적인 이슈를 체계적으로 다루기 위한 틀이 마련된 것이죠.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AI의 폭발적 성장에 비해 그 보안 프레임워크는 여전히 초보 단계라 평가받습니다. 따라서 이 자리에 한국이 적극 참여해 에이전틱 AI 보안 등 신흥 분야까지 연구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것은 중요한 기회입니다.

물론, 표준화 경쟁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논의된 총 기고서 221건 중 중국이 84건, 한국이 80건으로, 점유율에서 미세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는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표준화 회의장에서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음을 방증합니다. 그러나 양적 경쟁보다 중요한 것은 표준의 질과 실현 가능성이며, 한국이 제안한 기술들이 실제 산업에 어떻게 스며들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과기정통부의 임정규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은 “질적·양적 성장을 동시에 이뤄냈다”고 평가하며, 특히 “AI 보안 표준 개발의 시작이 정보보호 시장 확대를 위한 새로운 기회”라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가 단순한 정부 주도 프로젝트를 넘어, 국내 산·학·연이 총 76명의 전문가를 구성해 협력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습니다.

종합하자면, 이번 ITU 국제회의는 한국 정보보호 기술의 국제적 역량을 확인시켜주는 동시에, 우리가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표준이란 결국 기술의 문법과 같습니다. 이 문법을 먼저 정의하는 자가 다음 디지털 시대의 이야기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 국제회의의 주요 성과를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양자키 분배 보안, 선택적 정보 공개 디지털 신분증 등 13건의 신규 표준화 항목 승인.
2. 분산원장(블록체인) 기반 보안 기술 등 13건의 국제표준 사전 채택.
3. AI 보안 전담 연구과제 신설 합의로, 생성형 AI·딥페이크 보안 등 본격적 표준 개발 착수.
4.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기고서(80건) 제출 및 논의 주도.

원문: [전자신문](https://www.etnews.com/2025121400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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