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효율화의 허와 실: 도지 사례가 남긴 교훈

정부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실험이 예상보다 빨리 막을 내렸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정부 효율화청(DOGE)이 공식적으로 폐지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기술계를 오랫동안 지켜본 저널리스트로서, 이번 사건은 단순한 정부 기관의 존폐를 넘어 기술 주도의 행정 개혁이 직면한 근본적인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도지의 해체 소식은 어느 날 갑자기 들려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기관을 과거형으로 언급하기 시작했고, 결국 인사관리처장이 8개월 이상 조기 폐지되었음을 확인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공식 발표 이틀 전까지 도지의 공식 SNS 계정이 여전히 활동 중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조직 개혁 과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잘 보여줍니다.

일론 머스크는 도지를 통해 100조 원에 달하는 예산을 절감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관료제를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할 유일한 기회”라고 표현하며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의 낙관적 전망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실제 보고된 절감액은 21조 4천억 원에 그쳤고, 전문가들은 이 수치마저 40% 가까이 과장되었다고 지적합니다.

도지의 운영 방식은 전형적인 실리콘밸리식 ‘신속한 실행’ 철도를 반영했습니다. 하지만 정부 조직과 스타트업의 운영 방식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기술 기업에서는 빠른 실패와 학습이 가능하지만, 정부 기관의 경우 그 영향이 훨씬 광범위하고 오래 지속됩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인력 감축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26,511명의 전문가들을 해고한 후 다시 재고용해야 했습니다. 이들은 단순한 행정직원이 아니라 국가 안보와 공공 보건에 필수적인 엔지니어, 의사, 기술 전문가들이었습니다. 마치 병원에서 외과 의사보다 행정 직원을 먼저 줄이려다 핵심 수술 팀을 해고한 꼴이었습니다.

법원의 판결로 약 절반의 인원이 복직되었지만, 약 25%의 경우에는 정부가 법원 결정 전에 스스로 재고용을 결정했습니다. 이는 무분별한 감축이 연방 정부의 핵심 기능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더 우려되는 것은 도지의 영향으로 많은 경력 공무원들이 조기 퇴직을 선택했다는 점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초기 6개월 동안 15만 4천명이 퇴직 프로그램에 신청했고, 7만명 이상이 실제로 퇴직했습니다. 이는 기존에 비해 수만 명 증가한 수치로, 정부의 조직 기억과 전문성이 심각하게 손실되었음을 시사합니다.

역사적으로 기술 주도의 행정 개혁은 반복적으로 시도되어 왔습니다. 1990년대 ‘정부 재발명’, 2000년대 전자 정부 구축 등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진정한 성공을 거둔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기술은 도구일 뿐이며, 근본적인 개혁 없이는 지속 가능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도지의 실패가 주는 교훈은 분명합니다. 효율성만을 강조한 나머지 정부의 본질적 기능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진정한 개혁은 단순한 인력 감축이 아니라 프로세스 혁신과 디지털 전환을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기술과 행정의 조화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앞으로 몇 달, 몇 년이 지나야 도지의 진정한 영향력을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우리는 중요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정부 개혁은 단기적인 성과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며, 기술의 적용보다는 제도와 문화의 변화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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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Ars Technica](https://arstechnica.com/tech-policy/2025/11/doge-doesnt-exist-anymore-but-expert-says-its-still-not-de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