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식이나 코인 시장이 좀 침체기인가 싶을 때, 스타트업 시장은 여전히 뜨겁더라고요. 특히 인도 시장은 정말 미래가 유망해 보이는 투자처 중 하나인데, 오늘 흥미로운 소식 하나를 들고 왔어요.
인도에서 가장 큰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 중 하나인 ‘스피니(Spinny)’가 약 1조 6천억 원(160M$)의 새 자금을 조달 중이에요. 그런데 이 투자 유치의 목적이 참 인상적이에요. 바로 경쟁사이자 자동차 정비 서비스 스타트업 ‘고메카닉(GoMechanic)’을 인수하기 위해서라고 하네요. 마치 우리나라에서 ‘중고나라’가 ‘카닥’이나 정비소 체인을 사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죠.
이번 투자 라운드는 ‘시리즈 G’로, 스피니의 기업 가치는 약 2.4조 원(1.8B$)대로 평가받고 있어요. 재미있는 건 투자자 구성이에요. 기존 투자자인 액셀(Accel)은 약 550억 원(44M$)을 더 투자했고, 웨스트브리지 캐피털(WestBridge Capital)도 지난번 투자 규모만큼을 추가로 넣었다고 해요. 반면, 다른 기존 투자자들은 지분의 일부를 매각하는 ‘세컨더리 거래’도 있었다고 하니,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걸까 싶기도 하네요.
근데 진짜 핵심은, 왜 하필 고메카닉을 사려는 걸까요? 여기엔 스피니의 치밀한 전략이 숨어 있어요. 스피니는 지금 한 달에 약 1만 3천 대의 중고차를 직접 소비자에게 팔고 있어요. 차를 판매하기 전에 자신들의 재조정 센터에서 깔끔하게 다듬어서 파는 모델이죠. 하지만 아직까지 판매 후 고객의 차를 관리하는 ‘애프터서비스’ 부분은 외부 정비소에 맡기고 있었어요.
여기서 고메카닉 인수가 빛을 발하는 거예요. 고메카닉은 인도 전역에 퍼져 있는 자동차 정비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거든요. 스피니가 이 회사를 인수하면, 차를 ‘팔고 -> 고치고 -> 관리하는’ 모든 과정을 자신의 손안에 넣을 수 있게 되는 거죠. 완전히 수직 계열화를 이루는 셈이에요.
더 기발한 건 이 정비 네트워크가 ‘양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스피니를 통해 차를 산 고객의 정비 수요를 잡을 수 있는 건 물론이고, 고메카닉에 차를 맡기러 오는 일반 차주들을 향후 스피니의 잠재적 판매 고객으로 유입할 수도 있다는 전략이에요. 마치 커피 체인점에 왔다가 옷을 사게 만드는 것처럼 말이죠. 고객 확보 비용을 크게 늘리지 않으면서 공급 차량을 늘릴 수 있는 묘수인 셈이에요.
솔직히 고메카닉은 한때 실리콘밸리의 빅 네임들(세쿼이아, 타이거 글로벌, 소프트뱅크)로부터 투자를 받았지만, 회계 장부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는 것을 자인하면서 위기를 맞았던 회사예요. 결국 다른 컨소시엄에 인수되었었는데, 이번에 스피니의 품으로 들어가게 된 거죠. 실패한 스타트업의 자산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모범 사례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이번 인수는 스피니의 확장 전략의 일환이에요. 최근 몇 달 사이에 스피니는 중고차 판매만 하던 회사에서 벗어나, 자동차 전문 매체까지 인수하고, 자사 금융 회사(Spinny Capital)를 설립해 고객에게 자동차 대출까지 제공하고 있답니다. 한 마디로 ‘중고차 생태계의 슈퍼앱’을 꿈꾸는 것 같아요.
배경에는 인도 중고차 시장의 거대한 성장 가능성이 자리 잡고 있어요. 현재 연간 600만 대가 거래되는 시장이 2030년까지는 950만 대 규모로 성장할 거라고 전망된답니다. 스피니는 그 커지는 파이 안에서 더 두꺼운 조각을 차지하기 위해 지금처럼 사업 영역을 계속 넓혀나가는 거죠.
제 생각엔 이번 소식은 단순한 M&A 뉴스를 넘어서요. 디지털 플랫폼이 어떻게 오프라인 서비스와 결합하며, 고객에게 더 밀접한 가치를 제공하는 ‘풀스택(full-stack)’ 비즈니스로 진화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인 것 같아요. 우리나라의 중고차 플랫폼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지 않을까요?
다음에 중고차를 보거나, 투자할 기업을 살펴볼 때는 이렇게 ‘한 단계 더 깊이’ 들어가서, 고객의 전체 경로를 어떻게 장악하려는지 보는 것도 재미있는 관점이 될 것 같아요. 스피니의 다음 수는 무엇일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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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TechCrunch](https://techcrunch.com/2025/12/13/indias-spinny-lines-up-160m-funding-to-acquire-gomechanic-sourc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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