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와 가오리 보호, 이제는 국제 무역 규제가 답입니다

IT 산업을 분석하다 보면, 규제와 혁신의 상관관계를 자주 봅니다. 어떤 기술이 너무 빠르게 성장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면, 결국 규제라는 장벽에 부딪히죠. 흥미롭게도, 이번에 눈에 띄는 큰 규제 움직임은 테크 산업이 아닌, 바다에서 일어났습니다.

국제사회가 멸종 위기 종의 국제거래를 규제하는 CITES(멸종위기종 국제거래 협약)에서 상어와 가오리 70여 종에 대한 보호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이는 역사상 처음으로 이루어진 대규모 국제 무역 규제입니다. 핵심은 이들이 이제 ‘일반 어류’가 아닌, 보호가 필요한 대상으로 공식 인정받았다는 점입니다.

데이터로 보면 상황이 심각합니다. 전체 상어와 가오리 종의 3분의 1 이상이 멸종 위기에 처했으며, 외해에 사는 상어 개체수는 지난 50년간 70% 이상 감소했습니다. 특히 산호초 상어는 전 세계 산호초의 5분의 1에서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분석 관점에서 보면, 이는 명백한 ‘시장 실패’의 사례입니다. 재생산 속도가 느린 포식자를, 빠르게 번식하는 일반 어류와 동일하게 무분별하게 포획한 결과죠.

문제의 본질은 수요의 다각화에 있습니다. 과거 상어 지느러미 수프에 대한 수요가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시장이 훨씬 넓어졌습니다. 상어 고기는 저렴한 단백질원으로, 가오리의 아가미는 전통 건강식품으로, 심해상어의 간유는 화장품 원료(스쿠알렌)로 사용됩니다. 연간 거래 규모는 10억 달러(약 1.4조 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한 마디로, 관련 산업의 공급망 전반이 위기 종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이번 규제는 단순한 환경 보호 차원을 넘어, 관련 산업에 대한 경고등으로 해석됩니다. CITES에 등재되면 국제 거래가 엄격히 통제되거나 금지됩니다. 이는 화장품, 건강보조식품, 사료, 식품 등 다수의 산업이 원료 조달 방식을 전면 재검토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시장에서는 이미 스쿠알렌의 대체 원료(올리브, 사탕수수 등) 개발이 활발한 만큼, 이번 규제가 관련 대체 산업 성장의 촉매제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결정은 ‘지속 가능성’이라는 글로벌 메가트렌드가 환경 보호를 넘어 산업 구조 재편의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투자 관점에서 보면, 한 산업의 규제는 항상 다른 산업의 기회를 창출합니다. 상어와 가오리 보호라는 환경적 당위성 뒤에, 어떤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태어날지 주목해볼 만한 시점입니다. 우리가 소비하는 제품 한 냄비, 화장품 한 병이 지구 반대편의 생태계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소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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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Ars Technica](https://arstechnica.com/science/2025/12/sharks-and-rays-gain-landmark-protections-as-nations-move-to-curb-international-tra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