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의 정체성 위기, 과연 원래 목적을 지킬 수 있을까

블록체인 기술이 위기입니다. 단순히 가격 변동이나 규제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인 정체성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기술 저널리스트로 15년간 IT 산업을 지켜본 저에게, 현재 블록체인 업계의 상황은 마치 청년이 사회에 편입되면서 자신의 이상을 포기해야 하는 딜레마를 연상시킵니다.

**두 개의 길, 다른 운명**

Aztec Labs의 공동창업자 잭 윌리엄슨에 따르면, 블록체인에는 두 가지 상반된 목적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디지털 자산 생성과 거래, 수익 창출, 전통 시장 연계에 중점을 둔 금융 시스템으로서의 길입니다. 다른 하나는 중개자 없이 사람들이 조직적으로 모여 투표하고 협력할 수 있는 집단 행동 도구로서의 길이죠.

역사적으로 보면, 2016년 The DAO 사건이 후자의 길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습니다. 수천 명의 사용자가 자금을 모아 공동 자금을 온체인에서 운영하려 했으나, 해킹으로 360만 이더가 유출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은 블록체인 거버넌스가 현실 세계의 협업을 위해 얼마나 준비되지 않았는지를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거버넌스의 실패와 금융화의 가속화**

초기 거버넌스 실험들이 실패하자, 자연스럽게 블록체인의 초점은 금융적 사용 사례로 쏠리게 되었습니다. 자본, 개발자 관심, 규제 프레임워크가 모두 금융 분야로 집중되면서 블록체인의 공공 정체성도 함께 변모했습니다.

윌리엄슨은 “블록체인이 기관들이 거래를 조금 더 빠르게 결제하는 도구로 전락한다면, 의미 있는 변화는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이는 블록체인 기술의 근본적인 가치에 대한 심각한 경고로 들립니다.

**프라이버시: 잃어버린 연결고리를 찾아서**

현실 세계에서 조직은 모든 내부 프로세스를 실시간으로 공개하며 운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퍼블릭 블록체인은 모든 결제, 투표, 기여자 행동을 노출합니다. 초기 DAO들이 프라이버시 계층 없이는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윌리엄슨은 “모든 세부 사항이 공개된다면 기여자에게 보상을 주거나, 투표를 진행하거나, 내부 결정을 관리할 수 없다”며 “현실 세계의 그 어떤 조직도 그런 방식으로 운영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제로지식 증명: 새로운 가능성**

여기서 프라이버시는 불법 행위를 숨기는 것이 아닙니다. 필요한 사람에게만 가시성을 제한하면서도 행위가 유효함을 증명할 수 있는 기술적 해결책을 의미합니다. 제로지식 암호학은 누가 참여했는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드러내지 않으면서 투표나 결제가 규칙을 따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게 합니다.

이 기술은 비밀 투표와 비공개 보상을 가능하게 하며, 블록체인 거버넌스를 현실 세계의 제도 운영 방식에 더 가깝게 만듭니다. 동시에 기관들이 중앙 관리자가 되지 않으면서도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줍니다.

**기술의 미래를 위한 교훈**

블록체인의 현재 위기는 기술 발전 과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정체성 갈등의 한 사례입니다. 과거 인터넷이 군사적, 학술적 목적으로 시작되었다가 상업화되면서 겪었던 변환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프라이버시 기술은 블록체인이 기관 금융의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본래의 탈중앙화 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교량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기술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한 효율성 향상이 아닌, 인간의 협력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있습니다.

**요약하며:**

– 블록체인은 금융 효율성과 사회적 협력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목적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습니다
– 초기 거버넌스 실패가 기술의 방향성을 금융 중심으로 편향시켰습니다
– 프라이버시 기술은 기관의 참여와 커뮤니티의 자율성을 동시에 가능하게 하는 해결책입니다
– 기술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한 효율성 향상이 아닌 협력 방식의 혁신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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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CoinTelegraph](https://cointelegraph.com/news/blockchain-struggling-original-purpose-azt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