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의 모순: 연비 규제는 완화하면서 일본식 초소형차는 도입하라?

미국 정부의 자동차 정책이 정말로 ‘자유’를 향해 가고 있는 걸까요? 어제 발표된 두 가지 정책 방향을 보면, 그 답이 쉽지 않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든 정부 때 강화됐던 평균 연비 규제를 대폭 완화했습니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초소형 경차를 미국에서 합법화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한쪽에서는 에너지 효율 규제를 풀고, 다른 한쪽에서는 극도로 효율적인 소형차를 들여오겠다는, 상충되는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는 모습입니다.

구체적인 숫자를 보면 이 모순이 더 선명해집니다. 오바마 정부가 설정했던 2025년 목표는 평균 50.4mpg(갤런 당 마일)였습니다. 바이든 정부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죠. 그러나 새롭게 발표된 트럼프 정부의 2031년 목표는 34.5mpg로, 거의 30% 가까이 후퇴한 수준입니다. 미국 교통부는 이로 인해 자동차 가격이 약 900달러(한화 약 120만 원) 내려갈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중요한 점을 빼먹었습니다. 소비자가 평생 차를 타면서 추가로 지불하게 될 연료비는 이보다 훨씬 클 거라는 사실이죠.

반면, 자동차 업계 입장에서는 호재가 분명합니다. 로이터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이번 규제 완화로 2031년까지 업계 전체가 310억 달러(한화 약 42조 원)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GM은 87억 달러, 포드와 스텔란티스는 각각 50억 달러 이상의 규제 준수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됐죠. 포드 CEO 짐 팔리가 백악관 방문 자리에서 “상식과 가격 경쟁력의 승리”라고 말한 배경입니다. 시장의 논리는 명확합니다. 단기적 이익과 비용 절감이 규제 완화의 가장 큰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식 ‘경차(Kei car)’를 미국에 도입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 차량들은 길이 3.4m, 너비 1.48m 내외의 초소형 사이즈에, 배기량 660cc 미만의 작은 엔진을 탑재합니다. 연비 효율성은 극대화됐지만, 미국의 거대 픽업트럭과 SUV들이 점령한 도로에서 주행하기에는 상당히 위험해 보입니다. 이미 미국 내에서 개인 수입된 경차를 운전해본 경험자들은 “대형 트럭에 둘러싸인 고속도로에서는 공포스러웠다”고 증언할 정도죠.

결론적으로, 현재 트럼프 정부의 자동차 정책은 두 갈래의 길을 동시에 걸으려는 모순된 실험으로 보입니다. 한편으로는 업계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환경 규제를 크게 완화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규제로 인해 탄생한) 극도로 효율적인 차량을 도입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투자자와 시장 관찰자로서 제게 드는 생각은 이렇습니다. 정책의 불일치는 결국 시장에 불확실성만 증폭시킬 뿐입니다. 장기적인 기술 투자 로드맵을 세우려는 완성차 업체들도, 미래의 연료비를 계산하려는 소비자들도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진정한 ‘상식과 선택의 자유’는 일관된 방향성 위에서만 가능하지 않을까요?

원문: [Ars Technica](https://arstechnica.com/cars/2025/12/trump-wants-tiny-japanese-style-cars-for-us-even-as-he-cuts-mpg-go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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