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오랜만에 실리콘밸리 출신 창업자들과의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인공지능과 메타버스에서 시작해, 결국 암호화폐 산업의 최근 동향으로 흘러갔습니다. 한 창업자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이제 단순한 ‘거래소’ 모델로는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사용자를 사로잡을 새로운 서비스가 필요하죠.” 그의 말은 제미니 거래소의 최근 발표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15년간 기술 산업을 지켜보며, 단순한 기능 추가가 아닌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려는 움직임일 때면 늘 주목하게 됩니다.
제미니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로부터 ‘지정계약시장(DCM)’ 라이선스를 획득했다는 소식은 그런 의미에서 중요한 사건입니다. 이 라이선스는 제미니의 자회사인 ‘제미니 타이탄’이 미국에서 예측시장을 공식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예측시장은 스포츠 경기 결과부터 정치적 사건, 경제 지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건의 결과에 대해 사용자가 계약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말합니다. 투자자들은 특정 사건의 발생 가능성에 베팅함으로써, 일종의 집단적 지혜를 통해 미래에 대한 정보를 형성하는 시장에 참여하게 됩니다.
이번 허가의 파장은 주가에서 즉각적으로 나타났습니다.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제미니 주가는 13.7% 급등했습니다. 이는 지난 9월 상장 이후 64.5%나 하락했던 주가에 반등의 기회를 제공하는 의미 있는 신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특히 카메론 윙클보스 제미니 대표는 “예측시장은 전통 자본시장만큼 크거나 그 이상의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며 그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그의 말처럼, 폴리마켓, 칼시 등 주요 예측시장 플랫폼들은 최근 기록적인 월간 거래량을 보이며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순조롭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예측시장은 그 특성상 ‘도박’과의 경계에 서 있습니다. 이미 미국 여러 주의 규제 당국은 CFTC 규제 플랫폼들을 상대로 이벤트 계약이 무면허 스포츠 베팅에 해당한다며 집행 조치를 시작한 상태입니다. 업계 관계자들과의 대화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주제입니다. 기술의 발전이 새로운 금융 상품을 만들어내는 속도와, 사회적 합의와 규제가 이를 따라가는 속도 사이에는 항상 간극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새로운 금융 시장이 태동할 때는 항상 이런 논란과 규제적 진통을 동반했습니다. 제미니의 이번 움직임은 단순한 사업 다각화를 넘어서, 암호화폐 거래소를 ‘슈퍼 앱’으로 진화시키려는 더 큰 전략의 일환으로 읽힙니다. 타일러 윙클보스 CEO가 “5년간의 라이선스 과정의 정점이자 새로운 장의 시작”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트러스트 월렛, 코인베이스 등 다른 주요 플레이어들도 예측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기술 저널리스트로서, 저는 이번 소식을 두 가지 렌즈를 통해 바라봅니다. 하나는 암호화폐 산업이 생존과 성장을 위해 어떻게 진화 전략을 모색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예측’이라는 행위 자체가 기술과 금융을 통해 제도화될 때 발생하는 사회적, 윤리적 함의에 대한 것입니다. 제미니의 새로운 도전이 성공할지, 아니면 규제의 벽에 부딪힐지는 아직 두고 봐야 할 일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암호화폐의 이야기가 이제 단순한 ‘디지털 화폐’와 ‘거래’를 넘어, 미래를 거래하는 더 복잡하고 매력적인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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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CoinTelegraph](https://cointelegraph.com/news/gemini-nabs-us-license-offer-prediction-marke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