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변에 유럽 스타트업이나 AI 쪽 일 하시는 분들, 되게 바쁘고 신나 보이지 않나요? 마치 한창 달아오른 것 같은 분위기인데, 막상 냉정한 숫자들을 들여다보면 조금 다른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경제학과 나왔던 습관인지, 저는 항상 ‘분위기’와 ‘데이터’를 같이 보게 되네요.
지난달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슬러시 컨퍼런스에서는 유럽 스타트업 시장에 대한 열정이 넘쳤대요. 근데 피치북 데이터를 보면, 현실은 조금 다르더라고요. 2025년 3분기까지 유럽 스타트업에 투자된 금액은 437억 유로 정도인데, 이 추세라면 작년이나 재작년 수준을 간신히 맞추는 정도에 그칠 전망이에요. 미국은 이미 22-24년 투자 규모를 넘어섰다는 점과 비교하면, 유럽의 회복 속도가 좀 더디다는 느낌이 들어요.
진짜 문제는 투자금이 아니라, 그 투자금을 조성하는 VC 펀드의 모금 상황이에요. 2025년 3분기까지 유럽 VC들이 모은 금액은 83억 유로 정도로, 이대로 가면 10년 만에 가장 낮은 연간 모금 실적을 기록할 거라고 하네요. 피치북의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경험 많은 메이저 펀드보다는 새로 생긴 소규모 펀드들이 모금을 겨우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래요. LP(출자자)들이 아직도 유럽 시장에 대한 큰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겠죠.
그런데요, 여기서 흥미로운 전환이 시작되고 있는 것 같아요. 미국 투자자들이 다시 유럽 시장을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2023년에는 미국 VC들이 유럽 딜의 19%만 참여했는데, 그 비율이 다시 서서히 오르고 있다고 해요. 이유가 뭘까요?
한 애널리스트의 말을 빌리자면, 미국, 특히 AI 분야의 기업 가치(밸류에이션)가 너무 비싸서 투자하기가 어려워졌대요. 반면 유럽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고, 유망한 AI 테크를 가진 스타트업들이 많아서 미국 투자자들에게는 ‘더 좋은 진입점’으로 보인다는 거죠. 실제로 스웨덴의 ‘바이브 코딩’ 스타트업 ‘러버블’이나 프랑스의 AI 연구실 ‘미스트랄’이 미국 VC들로부터 엄청난 투자를 유치한 게 그 증거랍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클라나’의 상장이 유럽 생태계에 큰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어요. 20년 가까이 프라이빗 시장에서 성장한 이 핀테크 거인이 마침내 상장에 성공하면서, 유럽의 출자자들에게 자본 회수와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거든요. 이게 정말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아요. 성공 사례가 있어야 다음 세대의 창업자들이 더 큰 꿈을 꿀 수 있으니까요.
EQT라는 투자사의 파트너 분 말씀이 인상적이었어요. 지금 유럽의 창업자들은 ‘유럽에서 승리하자’가 아니라 ‘글로벌에서 승리하자’는 마인드로 회사를 시작한다고 하더라고요. 스포티파이, 클라나, 리볼루트 같은 성공 신화가 그들의 야망의 기준을 완전히 바꿔놓은 거죠.
결국 데이터는 차갑지만, 사람들의 에너지와 마인드셋은 확실히 뜨거워지고 있는 것 같아요. 투자 회복이 더뎌서 걱정이지만, 동시에 미국 자본의 재유입과 ‘글로벌 승자’를 꿈꾸는 새로운 창업자 세대가 등장하고 있어요. 투자 데이터의 ‘겨울’과 컨퍼런스 현장의 ‘봄’ 사이에서, 유럽 스타트업 생태계는 지금 무언가 큰 전환점을 맞고 있는 게 아닐까 싶네요. 다음 분기에 나올 데이터가 정말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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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TechCrunch](https://techcrunch.com/2025/12/24/the-european-startup-markets-data-doesnt-match-its-energy-y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