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기술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때면, 그 배경에는 종종 몇 년에 걸친 인내의 시간이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Gemini)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로부터 예측 시장(prediction market) 운영을 위한 ‘지정계약시장(DCM)’ 라이선스를 획득한 소식도 마찬가지입니다. 타일러 윙클보스 CEO가 언급했듯, 이번 승인은 2020년 3월 신청을 시작으로 한 5년에 가까운 라이선싱 과정의 결실입니다. 이 소식에 힘입어 제미니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약 14% 급등하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번 허가는 단순한 규제 승인을 넘어, 암호화폐 거래소 생태계의 진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역사적으로 거래소들은 단순한 매매 플랫폴을 넘어 다양한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 앱(Super App)’으로 변모해 왔습니다. 카메론 윙클보스 사장이 최근 실적 발표에서 언급한 것처럼, 예측 시장은 이러한 포괄적 생태계 구축 전략의 한 축을 담당합니다. 이는 마치 스마트폰이 단순한 통화 도구에서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과정을 연상시킵니다. 제미니는 이제 암호화폐 현물 거래뿐만 아니라 선물, 옵션, 무기한 계약과 더불어 스포츠, 지오폴리틱스 등 다양한 사건의 결과에 대한 ‘계약’을 거래할 수 있는 장을 미국 사용자에게 제공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이 새로운 문은 동시에 뜨거운 논란의 장으로 통합니다. 예측 시장은 일각에서 ‘정보의 집약’으로 환영받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도박’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피해 가지 못합니다. 이미 폴리마켓(Polymarket), 칼시(Kalshi) 등 주요 플랫폼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여러 주 규제 당국은 이들이 허가받지 않은 스포츠 베팅을 제공한다며 집행 조치를 취한 바 있습니다. 이는 마치 초기 인터넷 주식 거래가 투기적이라는 비난을 받았던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새로운 금융 기술은 항상 기존의 규제 프레임워크와 충돌하며 그 경계를 재정의해 왔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은 낙관적입니다. 카메론 윙클보스 사장은 “예측 시장이 전통 자본 시장만큼 크거나 더 커질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칼시는 최근 110억 달러의 기업 가치 평가와 함께 1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을 마쳤으며, 주요 플랫폼들의 월간 거래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시장의 거대한 수요를 반증합니다. 트러스트 월렛(Trust Wallet)이 예측 시장을 출시하고, 코인베이스(Coinbase)도 칼시가 지원하는 플랫폼을 위한 웹사이트를 만드는 등 경쟁자들의 움직임도 활발합니다. 이는 하나의 트렌드가 아닌, 업계 전반의 구조적 변화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결국 제미니의 이번 도전은 두 가지 측면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첫째, 지난 9월 상장 이후 64% 이상 하락한 주가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점입니다. 둘째, 더 근본적으로는 암호화폐 산업이 ‘거래’라는 원초적 기능에서 벗어나, 미래에 대한 집단적 지혜를 거래하는 더 복잡한 사회적·금융적 인프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 길에는 규제와 윤리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기술 저널리스트로서 지난 15년간 본 것처럼, 혁신은 종종 논란을 동반하며 기존의 경계를 허물어 왔습니다. 제미니의 새로운 장이 어떻게 펼쳐질지, 업계 전체에 어떤 파장을 줄지 지켜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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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CoinTelegraph](https://cointelegraph.com/news/gemini-nabs-us-license-offer-prediction-marke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