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로봇의 눈물, 그리고 규제가 무너뜨린 로봇 청소기의 꿈

요즘 로봇 청소기 쓰시나요? 저는 아직도 인간 청소부(제 자신)가 직접 하고 있지만, 주변에 룸바 쓰는 집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그런데 그 룸바를 만든 ‘아이로봇’이라는 회사가 지난주에 파산 신청을 했다는 소식, 들으셨나요? 35년 동안 수많은 위기를 넘겼던 회사가 결국 무너진 이유가 참 아이러니해요.

정부 규제 때문이었거든요.

사실 아이로봇은 작년 아마존한테 약 1조 7천억 원에 인수되기로 했었어요. 그런데 미국과 유럽의 규제 당국(FTC, 유럽집행위원회)이 “아마존이 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며 1년 반 동안이나 조사를 하더니 결국 합병을 막아버렸죠. 그 사이에 회사는 규제 조사에만 매달려야 했고, 결국 버티지 못하고 파산하게 된 거예요.

창업자 콜린 앵글의 인터뷰를 읽는데, 진짜 억울할 것 같더라고요. 그는 이 파산을 ‘피할 수 있었던 비극’이라고 했어요. 규제 당국의 논리는 ‘소비자 선택권 보호’와 ‘혁신 보호’였는데, 정작 그 과정에서 혁신의 대표주자인 스타트업이 무너져버린 거잖아요? 완전 아이러니하죠.

그가 FTC 청사에서 목격한 장면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규제 담당자들의 사무실 문에 ‘저지른 M&A(인수합병)들’이 트로피처럼 프린트되어 붙어 있었다고 하거든요. 규제 당국이 합병을 막는 것을 성과로, 승리로 여기는 문화가 느껴진다고요. 창업자의 눈에는 그게 참 이상하게 보였을 것 같아요. 자신은 은행에 직원 월급 줄 돈도 없이 6년 반을 버텼고, 결국 성공시킨 회사를 더 큰 혁신으로 이끌 기회를, 그들이 ‘트로피’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을 테니까.

솔직히, 규제가 필요 없는 건 아니에요. 진짜로 시장을 독점해서 소비자 가격을 마음대로 올리는 큰 기업들은 감시해야죠. 근데 문제는 ‘기준’이에요. 아이로봇의 시장 점유율은 당시 EU에서 12%였고, 오히려 떨어지고 있었다고 해요. 1위 경쟁자는 시장에 나온 지 3년밖에 안 된 신생 기업이었다니, 이건 오히려 경쟁이 활발한 ‘건강한 시장’ 아니에요?

이런 상황에서 1년 반 동안 수많은 서류를 제출하고, 수백만 달러의 비용을 쓰면서 조사를 받는 건, 작은 스타트업에게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어요. 회사는 합병이 될지 말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 속에서 제대로 된 경영 결정을 내리기 어렵거든요. 결국 투자도 위축되고, 미래를 계획할 수 없게 되죠.

이 이야기를 들으니, 규제라는 게 정말 양날의 검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쁜 놈을 혼내주려고 만든 도구가, 정작 의도치 않게 착한 놈(혁신하는 스타트업)을 다치게 할 수도 있다는 거죠. 경제학과 때 배운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딱 떠오르네요.

콜린 앵글은 이제 새로운 소비자 로봇 사업을 시작한다고 해요. 그런데 다음에 또 큰 기업과 손잡을 기회가 생긴다면, 그때는 두려움 없이 나아갈 수 있을까요? 규제가 혁신의 의지를 꺾는 ‘냉각 효과’를 만들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요.

우리가 원하는 건 건강한 경쟁과 지속적인 혁신이잖아요. 그 길을 가로막는 것이 진짜 독점 기업인지, 아니면 과도한 규제 공포인지, 한번쯤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아요. 다음에 로봇 청소기 돌아가는 소리를 들을 때면, 그 뒤에 있는 창업자의 이야기도 잠시 떠올려보게 되네요.

원문: [TechCrunch](https://techcrunch.com/2025/12/20/it-felt-so-wrong-colin-angle-on-irobot-the-ftc-and-the-amazon-deal-that-never-was/)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