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시장에서 ‘보수’와 ‘안정’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자산운용사가 뜻밖의 방향 전환을 발표했습니다. 세계 2위 자산운용사 뱅가드가 오는 화요일부터 자사 플랫폼에서 암호화폐 상장지수펀드(ETF) 및 뮤추얼펀드 거래를 허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 8월 CEO가 암호화폐 ETF 제공을 배제했던 입장과는 정반대의 결정입니다.
핵심은 고객의 지속적인 요구에 대한 대응입니다. 뱅가드 대변인은 코인텔레그래프에 보낸 성명에서, 소매 및 기관 투자자의 꾸준한 수요에 자극받아 금융자산과 유사한 방식으로 서드파티 암호화폐 ETF 및 펀드에 대한 접근을 허용할 것이라고 확인했습니다. 쉽게 말해, 뱅가드 플랫폼을 통해 비트코인 ETF를 사고팔 수 있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번 결정은 회사 내부에서도 상당한 논의 끝에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뱅가드는 그동안 암호화폐 자산의 변동성과 투기성을 이유로 관련 상품 제공에 강력히 반대해왔습니다. 특히 지난 5월 퇴임한 팀 버클리 전 CEO는 “비트코인 ETF는 장기 투자나 퇴직 자금 관리 포트폴리오에 속하지 않는 투기적 자산”이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CEO의 등장과 시장 환경 변화가 전환점이 된 것 같습니다. 버클리 전 CEO의 후임으로 지난 2월 취임한 살림 람지 CEO는 블랙록의 글로벌 ETF 사업 총괄 출신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그 역시 지난 8월까지만 해도 암호화폐 관련 투자상품 제공을 배제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그가 불과 몇 달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은, 플랫폼을 떠나겠다고 위협했던 고객들의 압력과 시장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을 읽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발표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은 물론 리플(XRP)과 솔라나(SOL) 관련 ETF 등 규제 기준을 충족하는 상품들이 포함될 예정입니다. 다만, 밈코인은 제외될 것이며, 뱅가드가 자체 암호화폐 ETF를 만들 계획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위험 관리와 핵심 역량 집중을 위한 신중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투자 관점에서 이 결정의 파장은 클 것입니다. 뱅가드는 자산운용 규모 11조 달러(약 1경 5천조 원)에 달하는 초대형 자산운용사입니다. 5000만 명이 넘는 고객 기반을 보유한 만큼, 이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본격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입니다. 일부 암호화폐 애널리스트는 이 소식만으로 비트코인이 24시간 내 5%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결정은 단순한 상품 추가를 넘어 중요한 시사점을 던집니다. 첫째, 디지털 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이제 무시할 수 없는 메인스트림이 되었음을 보여줍니다. 둘째, 보수적인 기관조차 고객 중심으로 비즈니스 전략을 재편해야 하는 시대가 왔음을 시사합니다. 뱅가드의 문이 열린 만큼, 앞으로 더 많은 전통 금융사들이 뒤따를지 주목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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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CoinTelegraph](https://cointelegraph.com/news/vanguard-to-allow-clients-trade-crypto-etf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