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친구들 만나면 다들 투자 이야기 하나요? 주식이야 코인이야 하면서요. 저도 스타트업에 다니다 보니, ‘저 회사 투자 받는 거 엄청 잘되네’ 싶은 때가 많은데요. 근데 투자 금액이 성공을 보장해주는 건 절대 아니라는 걸 요즘 자꾸 느껴요. 오늘 이야기할 이스닉트(Ÿnsect)라는 회사가 딱 그런 경우더라고요.
얘네는 곤충(주로 밀웜)을 대량으로 키워서 단백질 원료를 만드는 스타트업이었어요. ‘지속가능한 미래 식량’을 외쳤고, 그 비전이 너무나 멋져 보였죠. 어벤져스의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도 자기 ESG 투자 단체를 통해 투자했고, TV에 나와서 직접 홍보까지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완전 스타트업의 꿈 같은 스토리였는데… 결국은 법정 청산, 즉 파산을 선고받았네요.
그런데 여기서 진짜 궁금한 점이 생기잖아요? 도대체 어떻게 6000억 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돈을 모아놓고도 망할 수가 있냐는 거죠. 제가 경제학과 나왔다고 항상 숫자에 꽂히는 편인데, 이 회사의 매출을 보면 더 의문이 커져요. 주력 사업체의 매출이 정점이었던 2021년에도 고작 2100만 달러(약 280억 원) 정도였다고 해요. 게다가 이마저도 자회사 간 내부 거래로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하니, 실질 매출은 더 적었을 거예요.
투자금 6000억 vs 매출 280억. 이 격차를 보면 ‘어떻게 투자자들이 이걸 보고 투자를 했지?’ 싶을 텐데요, 당시 분위기가 그랬어요. 2021년은 자본이 넘쳐나던 때였고, 특히 ‘임팩트 투자’—사회적 가치와 수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투자—가 핫했거든요. 이스닉트의 ‘지구를 구하는 곤충 단백질’이라는 스토리는 그러한 투자자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죠. 비전에 투자한 셈이에요.
문제는 아름다운 비전과 냉정한 시장 현실의 괴리였어요. 이스닉트가 주로 노렸던 시장은 ‘동물 사료’ 시장이었는데, 여기는 가격 경쟁이 심한 ‘상품’ 시장이에요. 소비자가 지속가능성을 위해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펫푸드 시장과는 완전히 다르죠. 이론상으로는 곤충이 음식 쓰레기를 먹고 자라서 완벽한 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어요. 하지만 실제 대량 생산 단계에선 이미 사료로 쓰일 수 있는 곡물 부산물을 먹여야 했대요. 결국 불필요한 생산 단계 하나를 더 추가해서 비싼 단백질을 만드는 꼴이 된 거죠. 경제학적으로 보면 ‘비효율’이 딱 여기서 나오는 거예요.
회사도 이 문제를 나중에서야 인정하고, 2023년에는 전략을 고급 펫푸드 쪽으로 급선회했어요. 마진이 훨씬 좋은 시장이니까요. 하지만 그때는 이미 때가 너무 늦었어요. 회사의 운명을 갈아넣은 초대형 공장 ‘이농장(Ÿnfarm)’에 대한 투자가 이미 끝났거든요. 자본 집약적이고 규모의 경제를 노린 이 거대한 도박이, 결국 회사를 무너뜨린 주범이 된 거예요.
이 이야기를 보면서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저도 정말 많은 걸 생각하게 되네요. 멋진 비전과 스토리텔링으로 초기 투자를 끌어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게 진짜 ‘사업’으로 연결되려면 철저한 시장 분석과 전략적 집중이 필수라는 거죠. 동물 사료, 펫푸드, 인간 식용까지 손대면서 전략이 흐려진 것도 큰 타격이었고요.
투자할 때 우리도 종종 ‘스토리’에 휩쓸리지 않나요? 특히 코인이나 테마주 투자할 때요. “지속가능성”이니 “미래 식량革命”이니 하는 매력적인 키워드에 끌려 본질을 보지 못할 때가 있죠. 이스닉트의 이야기는 그런 우리에게 작은 경고장 같은 것 같아요. 비전은 반드시 현실의 수익 모델과 연결되어야 한다는, 간단하지만 가장 무시하기 쉬운 진리를 다시 일깨워주니까요.
다음에 또 화려한 스토리를 가진 스타트업이나 프로젝트를 보게 되면, 한번쯤 “그런데 이거 실제로 돈은 어떻게 벌 생각이지?” 하고 질문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도 오늘부터 더 철저하게 따져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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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TechCrunch](https://techcrunch.com/2025/12/26/how-reality-crushed-ynsect-the-french-startup-that-had-raised-over-600m-for-insect-farm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