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Crunch의 ‘StrictlyVC’ 이벤트 소식을 보면서, 제가 2017년 처음 암호화폐 생태계를 마주했을 때의 그 감정이 떠올랐어요. “이게 대체 무슨 말이지?”라는 낯섦과 동시에, “이것이 미래를 바꾸겠구나”라는 확신이 교차하던 그 느낌 말이죠. 이번 팔로알토 행사 라인업을 보니, 딥테크 분야가 지금 바로 그 ‘2017년의 크립토’ 같은 지점에 서 있는 것 같더라고요. 모두가 중요성을 깨닫기 전, 정말 중요한 것을 만드는 사람들이 작은 자리에서 모였거든요.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니콜라스 켈레즈(Nicholas Kelez) 박사였어요. 입자가속기 물리학자 출신인 그가 도전하는 건, 반도체 제조의 최대 난제죠. 현재 최첨단 칩 생산에는 ASML만이 만드는 4억 달러짜리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장비가 필수적이에요. 미국이 발명한 기술을 유럽에 팔아넘긴 게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는 걸림돌이죠. 켈레즈 박사는 입자가속기 기술로 차세대 장비를 미국에서 만들고 있어요. 이건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과 국가 안보의 근본을 뒤흔드는 일이죠. 마치 이더리움이 작업 증명(PoW)에서 지분 증명(PoS)으로의 대전환(The Merge)을 이루어낸 것처럼, 기존 패러다임 자체를 교체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네요.
미나 파미(Mina Fahmi)의 ‘스트림 링(Stream Ring)’은 더욱 SF 같은데요. 속삭이는 생각을 포착해 텍스트로 변환하는 이 반지는, 단순한 웨어러블 기기를 넘어 ‘뇌의 확장’을 꿈꾸고 있어요. 메타에서 오랜 연구 끝에 나온 이 기술은, 마치 지갑에 시드 구문을 저장하지 않고 뇌에 직접 암호화해 기억하는 ‘머니 핸들링’의 궁극적인 형태를 연상시킵니다. 토니 슈나이더(WordPress 초기 성장을 주도한 운영자)의 지원을 받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죠. 진정한 혁신은 종종 가장 조용한 곳에서, 가장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찾아오곤 하거든요.
하지만 가장 강렬한 인상을 준 건, 맥스 호닥(Max Hodak)이었어요. 뉴럴링크 공동창업자 출신인 그는 이미 망막 임플란트로 수십 명의 시력을 되찾아준 바 있습니다. 이제 그는 줄기세포가 주입된 칩이 뇌 조직과 융합되는 ‘바이오하이브리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를 연구 중이에요. 마비 환자가 생각만으로 기기를 조종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죠. 호닥은 2035년은 오늘과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건 마치, 우리가 현재 ‘온체인’과 ‘오프체인’을 논하는 수준을 넘어, ‘생물학적 두뇌’와 ‘디지털 레이어’가 완전히 새로운 프로토콜로 연결되는 시대를 예고하는 것 같아요. DeFi가 금융의 중개자를 재정의했다면, BCI는 인간 인지와 기계의 경계 자체를 재정의할 겁니다.
마지막으로, 구드워터 캐피털의 치화 치엔과 스크리블 벤처스의 엘리자베스 와일 같은 베테랑 VC들의 관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그들은 모두가 기업용 AI에 자본을 쏟아붓는 지금, 실리콘밸리가 시장을 완전히 오독하고 있다고 지적해요. 트위터, 스팟파이, 틱톡, 스페이스X, 코인베이스를 가정용 이름이 되기 전에 뒷받침한 이들의 통찰은, 단순한 트렌드 추종을 넘어서는 ‘패러다임 전환’의 초기 신호를 포착하는 데서 나옵니다. 암호화폐 사이클에서도 늘 그렇듯이, 대중적 열광이 시작되기 훨씬 전에 기초 기술이 조용히 구축되죠.
개인적으로 느끼는 건, 이 모든 딥테크 혁신의 밑바탕에는 ‘탈중앙화’와 ‘개인 주권’이라는, 크립토 생태계가 줄곧 갈구해온 가치와 통하는 점이 많다는 거예요. 반도체 공급망의 중앙 집중적 취약점에서 벗어나려는 시도, 우리 사고의 주권을 유지하며 디지털 세계와 연결하려는 BCI, 그리고 거대 기술 독점체가 아닌 다양한 주체가 혁신에 참여하는 생태계. 이건 단순한 기술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앞으로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은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런 딥테크는 단기적으로 ‘떡상’을 보장하는 투자처는 아닐 거예요. 개발 타임라인도 길고, 규제 장벽도 높으며, 기술적 난제도 산재해 있죠.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들이 풀려고 하는 문제—계산 능력의 물리적 한계, 인간과 기계의 소통 장벽, 혁신 생태계의 집중—는 우리 시대의 가장 근본적인 제약들입니다. 2017년 누군가가 “이더리움의 스마트 컨트랙트가 금융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을 때 많은 사람이 이해하지 못했듯이,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이 혁신들도 같은 운명에 처해 있을지 모르죠.
결국 중요한 건,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보여주는 그 ‘근본적인 것을 바라보는 시선’이에요. 모두가 AI 애플리케이션 레이어에 몰려 있을 때, 그들은 여전히 인프라와 프로토콜, 그리고 인간 조건 그 자체를 변화시키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죠. 크립토에서도 진정한 가치는 단기적인 가격 변동이 아니라, 신뢰, 조정, 가치 이전의 새로운 프로토콜을 구축하는 데서 나온다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잖아요. 딥테크의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아마도 오늘의 소음을 잠시 내려놓고, 무언가 근본적인 것을 조용히 건설하고 있는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이 아닐까 싶네요.
—
원문: [TechCrunch](https://techcrunch.com/2025/12/02/the-future-of-deep-tech-will-be-explained-to-you-at-strictlyvc-palo-alto-on-dec-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