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디자이너 크리스 아벨론이 말하는 성공 비결: “플레이어는 이기적이에요”

게임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건 뭘까요? 멋진 그래픽? 복잡한 스토리? ‘폴아웃 2’와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 같은 명작을 만든 크리스 아벨론은 한마디로 정의하더라고요. “플레이어는 이기적입니다.”

그의 말은 비난이 아니라, 게임 디자인의 가장 근본적인 통찰이에요. 사람들은 게임 속에서 자아를 확인하고, 자신이 특별한 존재라고 느끼고 싶어 한다는 거죠. 아벨론은 ‘토먼트’를 디자인할 때 이 원칙을 극단적으로 적용했어요. 게임 속 거의 모든 요소가 ‘당신’, 즉 플레이어 캐릭터에 관한 이야기가 되도록 말이에요. 성공한 게임의 진짜 기준은 플레이어가 진짜로 즐거움을 느끼는 거라면, 그 ‘본질적인 이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게 첫 번째 과제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런 철학은 그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기 훨씬 전, 아홉 살의 어린 나이에 던전 앤 드래곤(D&D)을 접하면서 싹텄다고 해요. 그는 “규칙이 있는 역할놀이”라는 개념에 완전히 눈을 떴다고 말했어요. 상상력에 도전을 더하면, 성공이 보장되지 않을수록 더 재미있어진다는 걸 깨달은 순간이었죠. 하지만 그는 시스템 자체를 뒤엎기보다는, 그 시스템을 ‘콘텐츠를 위한 기반’으로 사용하는 데 더 관심이 많았다고 해요.

재미있는 건, 아벨론은 처음부터 세계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건 아니라는 점이에요. 그는 그저 플레이어 중 한 명이 되고 싶었는데, 친구들 중 아무도 ‘게임 마스터'(GM)가 되려 하지 않자 어쩔 수 없이 그 역할을 맡게 됐대요. GM은 정말 많은 일을 해야 하는 역할이니까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그는 플레이어들과 함께 상호작용적인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정말 즐겁게’ 느꼈답니다. 이 발견이 그를 게임 디자이너의 길로 이끈 결정적 계기가 되었죠.

이 호기심은 테이블 밖으로도 이어져, 어린 나이에 간단한 코딩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어요. 당시 그가 좋아했던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을 본떠 자신만의 판타지 게임을 만들고 싶었던 거죠. TRS-80 컴퓨터로 베이직을 배우며 도전했지만, 결과물은 그 자신의 표현을 빌리자 “버그 투성이의 엉망진창”이었다고 해요. 그럼에도 그 과정은 게임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답니다.

80년대 초반이었던 만큼, 지금처럼 인터넷 강의나 포럼이 넘쳐나던 시대는 아니었어요. 그는 주로 주문하거나 도서관에서 빌린 프로그래밍 책을 통해 독학해야 했죠. “커뮤니티나, 질문할 수 있는 다른 실력자가 있었다면 훨씬 도움이 됐을 텐데”라고 그는 아쉬워했어요.

그런데 정말 흥미로운 건, 크리스 아벨론은 원래 비디오 게임을 만들 꿈을 꾼 건 아니었다는 사실이에요. 그의 첫 꿈은 펜과 종이 역할놀이 게임의 모듈이나, 캐릭터 북, 만화책을 쓰는 것이었대요. 하지만 그런 길로 생계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는 걸 깨닫고, 컴퓨터 게임 업계에 들어갈 기회가 왔을 때 잡았다고 해요. 당시만 해도 ‘게임 디자이너’라는 직업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고, 그의 레이더에도 전혀 포착되지 않던 직업이었다니, 세상 일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거죠.

제가 IT와 금융 분야를 보면서 느끼는 것과 비슷한 점이 있어요. 성공한 프로덕트는 결국 사용자의 ‘본질적인 욕구’를 정확히 포착하거든요. 주식 앱이건, 코인 지갑이건, 게임이건 간에 사용자가 “이건 진짜 나를 위한 거야”라고 느낄 때 비로소 사랑받는 것 같아요. 크리스 아벨론이 말한 ‘플레이어의 이기심’은, 결국 ‘사용자 중심 사고’의 또 다른 표현이 아닐까 싶네요. 우리가 어떤 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나에게 집중해주고 나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경험을 원하는 건 마찬가지니까요.

그의 이야기는 꼭 게임을 만들 꿈이 있는 사람만이 들을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어떤 분야에서 일하든, 내가 만드는 것이 결국 ‘누군가의 경험’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주니까요. 완벽한 기술이나 시스템보다, 그 기술을 통해 전달되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더 중요할 때가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인터뷰였습니다.

원문: [Ars Technica](https://arstechnica.com/gaming/2025/12/fallout-2-designer-chris-avellone-recalls-his-first-forays-into-game-develop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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